환경 운동은 기본적으로 전지구적인 활동이다. 지켜야 할 환경은 우리 국토 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구, 대기, 심지어 우주까지 대상으로 한다. 우리동네 쓰레기 치우고 지키는 정도가 아니라 태평양의 쓰레기를 치우고, 아마존을 지키고, 우주쓰레기를 회수해야 한다. 한반도 안에서만 지킨다고 이상기후를 면할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지구환경이 순환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환경운동가들이 그 활동의 대가(?)로 자리를 얻고 국회에 까지 진출했지만 글로벌 시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지구 공동체를 생각하기보다 님비현상을 낳거나 국수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다. 한반도를 백야드(backyard) 취급하고 있지 않은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4살 나이에 태평양 상의 쓰레기대륙(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을 치우겠다고 나선 보얀 얀셋이나 기후환경을 위해 행동에 나서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 같은 10대들에도 못 미친다.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의 전지구적 시각이 절실하다. 전지구적 환경 재앙에서 우리 만 빠질 수도 없으며, 백야드인 한반도에서만 안 일어나면 된다는 시각으로는 지구의 위기를 살릴 수 없다.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에 영국 같은 나라가 선두에 서 있는 걸 보면 과거 전세계를 지배했던 국가적 경험이 바탕에 깔려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석탄발전 폐쇄정책을 쓰면서 저개발국가에 가서 석탄발전소를 짓는다든지 폐 플라스틱을 포함한 쓰레기를 주변 어려운 나라에 팔아 넘기는 등의 행위는 당장 멈춰야 마땅하다. 내 땅에서만 아니면 된다고 하는 일종의 님비현상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위험하다며 멀쩡하게 가동 연장할 수 있는 원전은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건설 중인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멈추면서 다른 나라로 수출하겠다고 하니 그 나라들에게 위험을 통째로 넘기겠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어떻게 설명 할 길이 없다. 또 갑자기 소형원자로(SMR)를 개발하겠다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미국과의 해외원전 수주를 위한 협력도 뜬금없는 소리로 들린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들고 일어나면서 수십년 내에 중국 동안에서 가동될 100여기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으니 이 또한 이해하기 힘들다. 원전이 위험하다면 미세먼지나 황사 피해에서 보듯이 중국의 영향을 생각할 때 이보다 더 위험할 수 없다.

경제성은 차치하고라도 신재생에너지를 위해 산림을 훼손하고, 저수지나 호수를 빽빽히 덮은 태양광, 해양 풍력발전 등으로 예상되는 생태계 교란이나 피해, 추후에 발생할 쓰레기 등에 대해 나설 법한 환경단체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환경단체의 개발반대 행동에 비추어보면 이해 되지 않는다. 정치적 연루 의혹이 들기도 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는 이권 개입으로 까지 보인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해놓고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각 부처에 대안을 맡기니 산림청은 탄소흡수율이 떨어진다며 30년도 지난 삼림을 다 베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숲을 가꾸는 방법으로 여러 형태의 간벌을 한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으나 탄소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간벌한다는 건 처음 들었다. 그런데 탄소흡수율 제고를 위한다는 논리라면 일본, 유럽, 북남미 등의 수십 수백 년 된 나무를 다 베어 내야 할 것이 아닌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선언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 행동은 과학적인 일관된 정책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 정책과 행동의 상호 모순이 없어야 한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님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한반도 안의 이상기후를 막으려면 전지구적 환경을 지키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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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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