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서 LG전자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에 LG전자 단말을 사용하던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고 보상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LG전자가 2020년 10월 출시한 스위블(돌리는 형태) 스마트폰인 LG 윙 모습 / LG전자
LG전자가 2020년 10월 출시한 스위블(돌리는 형태) 스마트폰인 LG 윙 모습 / LG전자
30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8일부터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 보상 기간은 6월까지다.

삼성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가 삼성전자 최신 기종으로 단말을 교체하면 기존에 보유하던 단말을 보상할 때 중고폰 시세에 15만원을 얹어준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와 이동통신 3사의 오프라인 매장, 하이마트 등 삼성전자 단말을 판매하는 곳에서 모두 신청을 받는다.

애플 역시 같은 날 중고 보상 정책을 발표했다. 애플은 기존에 사용하던 LG전자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아이폰12와 아이폰12미니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일정 수준의 중고가와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지급한다. 해당 정책은 9월 25일까지 진행하며 이동통신 3사 대리점을 통해 신청받는다. 애플스토어나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리셀러 매장에선 신청이 불가하다.

모바일 업계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고 보상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인 배경에 국내 단말 시장의 변화가 있다고 짚었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가 3강 구도를 보이다가 1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발표로 시장 공백이 생기자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실제 애플이 중고 보상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글로벌 단위로 사업을 펼치지만 타사 단말 기종을 대상으로 중고폰 보상에 나선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지급하는 것 역시 이례적으로 애플이 전액 부담하는 형식이다.

업계는 앞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에서 10%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보인 LG전자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전체의 65%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2위는 20%를 기록한 애플이다. 3위는 13%의 점유율을 보인 LG전자다.

한편 LG전자는 7월 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4월 밝혔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누적 적자 5조원을 기록하며 스마트폰 사업에 부진을 겪은 바 있다. LG전자는 사업 종료에 따른 거래처와 협력사 손실을 보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자사 단말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