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성과가 4대그룹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관심이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관련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후 4대그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4대그룹 총수와 별도 오찬을 가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며 양국의 경제협력에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청와대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함께 해 성과가 참 좋았다"며 "한미관계는 기존에도 튼튼한 동맹이었지만 이번에 폭이 더 확장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 및 제품에서 서로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포괄적 관계로 발전해 뜻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고, 우리 4대그룹도 미국 진출을 크게 확대할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하이라이트는 공동기자회견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4대 그룹을) 지목해 소개한 일이다"라며 "한국 기업의 기여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해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으로 공동기자회견, 마지막 일정인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방문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 해 정말 아주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에 "(문 대통령의) 공장 방문이 엔지니어들에게도 많은 격려가 됐다"며 "양국 경제 관계가 더 활발해지도록 살피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투자가 한국 일자리를 없애는 것 아니냐는 분들도 있지만, 대기업이 나가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도 동반해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며 "부품·소재·장비 수출이 늘어 국내 일자리가 더 창출이 많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의선 회장도 "미국과 사업이 더 잘될 것 같다"며 "기회를 더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GM과 LG의 배터리 분야 협력에 대해 "사업 초기부터 파트너 관계였고, 지금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남 부회장은 별도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