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클라우드 시대 내다본 구루미, 화상플랫폼 1위가 목표

류은주 기자
입력 2021.06.05 06:00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일명 ‘대박’이 난 스타트업이 있다. 대표적인 곳은 줌과 슬랙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곳들이다. 원격수업, 화상회의 등 비대면솔루션으로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해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영향이다.

국내에서도 SaaS형 솔루션을 선보이는 기업들의 실적이 쭉쭉 올라간다. 그중에서도 구루미의 성장세가 주목을 받는다. 구루미 비즈플랫폼 서비스 출시 시점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와 겹쳐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앞서 구루미는 캠스터디(카메라와 스터디의 합성어로 카메라로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하는 모임)로 입소문을 탔다. 2017년 선보인 온라인 독서실 플랫폼 ‘구루미 캠스터디’는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꾸준히 이용자가 늘고 있다. 등록 이용자만 31만명에 달한다.

이랑혁 구루미 대표 / 구루미
IT조선과 최근 만난 이랑혁 구루미 대표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히 운을 뗐다. 이 대표는 2015년 구루미를 설립한 후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투자사들은 ‘비즈니스모델이(BM)이 뭐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당시 웹 RTC 표준이 자리를 잡지 않았는데,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 개발을 시작했다"며 "2년 간 연구개발 끝에 웹 RTC 기반 통신서비스를 무료로 오픈하고 사용자들이 어떻게 쓰는지 관찰한 후 캠스터디란 모델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서비스는 캠스터디가 아니라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구루미 화상회의 플랫폼 탄생 비화는 실리콘밸리의 한 기업에서 제안한 M&A로 거슬러 올라간다.

숱한 M&A 제안 거절한 이유

2019년 실리콘밸리의 한 회사에서 M&A 제안을 했다. 이 대표는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결과, 교육뿐만 아니라 영상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됐다"며 "이후 구루미 비즈 플랫폼을 출시했고, 출시한 지 얼마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졌다"고 말했다.

이어 "구루미는 원래 매출이 월 1000만원밖에 안 되던 회사였는데, 2020년 12월은 월 3억원을 기록해 2020년 연간 매출이 22억으로 급격히 늘었다"며 "2021년 1분기 매출만 22억원이며,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매년 여러 곳에서 M&A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심지어 투자금을 다 사용해 잔고가 바닥이 났던 시절에도 회사를 매각하지 않았다.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금(구루미의 성장)을 보면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며 "더 좋은 가치를 갖는 회사가 됐고, 구루미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게 응원해준 사용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처음부터 SaaS형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AWS의 성장만 봐도 클라우드 시장 성장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구루미라는 사명에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미래는 클라우드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구름의 느낌을 갖는 이름을 의미를 짓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2018년부터 머리색을 파랗게 바꾼 이유 역시 구름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그는 "젊은 이용자의 솔직한 반응을 살피기 위해 ‘꼰대(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 이미지를 피하고 싶었다"며 "구름을 연상하는 파란색으로 탈색을 한 후 이용자의 솔직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WS 5G 웨이브렝스와 화상회의 플랫폼의 만남

구루미는 AWS와 인연이 깊다. 구루미 화상회의 플랫폼이 이용하는 클라우드 업체 중 한 곳이 AWS기도 하지만, AWS 웨이브렝스를 활용한 사례를 함께 만든 인연 덕이다. 웨이브렝스란 5G 초저지연 전송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AWS 에지 컴퓨팅 시스템을 의미한다. 최근 AWS 서밋에서 구루미는 극단 고래의 단원들이 화상으로 연극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랑혁 구루미 대표 / 구루미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연습을 할 수 없고 공연도 할 수 없어 공연예술계 계신 분들이 고통받고 있었기에 온라인 연극을 통해 연습과 공연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며 "SK텔레콤에서는 공연연습을 할 수 있는 5G 단말을 지원해줬고, AWS에서는 ‘웨이브렝스 PoC’를 무료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G 웨이브렝스로 장소의 제약이 사라졌기 때문에 연습이 더 편했고, 화면전환이 빨라 몰입도가 높아져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처음으로 올라가는 서비스다 보니 세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단원들이 행복하게 연극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인 듯하다"고 말했다.

공공·민간 시장 쌍끌이

구루미는 공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AWS외에도 다양한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협력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부여하는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CSAP)도 획득했다.

이 대표는 "CSAP를 받은 3월 이후 공공쪽 도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현재 전체 매출에서 3분의1쯤은 공공비중이며 3분의2 중에서 80%는 교육 쪽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루미의 장점은 ‘가볍다'는 반응이 많다는 것이다"며 "줌보다 그룹토의, 문제풀이, 출석 등의 기능이 많아 원격수업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구루미는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도 노린다. 이 대표는 "현재는 국내에서 줌이 화상교육과 화상회의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구루미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국내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자 한다"며 "현재 해외 트래픽이 일본, 스페인, 미국 순이기에 해외 진출 순서도 일본, 스페인, 미국 순으로 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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