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수급난이 호황을 맞은 디스플레이 업계를 위협한다. 부품 공급과 패널 생산 지연 등 연쇄 조업 차질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TV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련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LG전자 구미사업장 TV생산라인 모습 / LG전자
LG전자 구미사업장 TV생산라인 모습 / LG전자
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회사들은 TV용 패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핵심 부품을 조립하는 반도체 칩 부족을 점차 체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모듈 조립 반도체 칩 부족 우려가 있어 매주 TV용 패널 생산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당장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며, 최대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가가 낮은 LCD 기반 TV가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타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D 대비 비싼 OLED의 경우 핵심 부품 단가도 비교적 높아 우선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전 전문 판매점에서는 최근 LG 올레드(OLED)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부품 부족 문제로 생산이 지체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배송 지연 가능성을 안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품귀로 2022년 TV 사업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4월 21일 ‘월드IT쇼2021’에서 TV도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상태가 지속되면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올해까지는 매니지(관리) 가능한데 내년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4월 12일 반도체 품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 출장을 다녀왔다. 타이베이에서 현지 반도체 업체인 미디어텍, 노바텍과 디스플레이 업체 AUO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TV용 LCD 패널 핵심 부품인 구동칩 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LG전자도 미니LED 패널에 들어갈 반도체 부품 수급 영향으로 LG QNED 글로벌 출시를 4월에서 6월로 연기했다.

반도체 품귀가 연내 해결되지 못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운 올해 TV 판매 목표 달성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3월 출시한 네오(Neo) QLED 인기에 힘입어 올해 QLED TV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2020년 QLED TV 판매량 779만대를 200만대 이상 웃도는 수치다. LG전자도 올해 OLED TV 판매 목표를 지난해(204만대) 두 배인 4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펜트업 수요가 내년에도 지속할지 모르는 시장 상황에서 반도체 대란으로 디스플레이·TV 업계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협력사 등과 공급 차질을 최소화 하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