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업계가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서 추진 동력을 얻고자 인재를 확보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올해 AI를 필두로 디지털 플랫폼(디지코) 사업이 성장 궤도에 진입한 만큼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점차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중구 SKT 타워 전경 / SK텔레콤
서울 중구 SKT 타워 전경 / SK텔레콤
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일부터 자사 AI 음성인식 서비스인 ‘누구(NUGU)' 사업 관련 경력 채용에 나섰다. 모집 직군은 클라이언트 iOS 개발 전문가와 서비스 개발 PM 등이다. SK텔레콤 MNO사업부에 있는 AI 전담 조직인 AI&CO 소속이다.

SK텔레콤은 자사 홈페이지에 NUGU 서비스 개발 PM 채용 공고를 올려 ▲NUGU 서비스 지원 기기 대상 서비스 범위 및 정책 관리 ▲신규 기능, 고도화 개발 진행 시 개발 이슈 및 출시 일정 이슈 관리 ▲유관 부서 및 ICT 패밀리사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 수행 등 예상 업무를 게재했다. 다양한 AI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기반이 되는 AI 음성인식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5월 휴림로봇과 NUGU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휴림로봇의 스마트 로봇에 NUGU 서비스를 탑재하기 위해서다. 4월엔 NUGU 기술을 품은 코로나19 백신 모니터링 전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달 들어서는 자회사인 SK플래닛을 통해 AI 바이오 기업인 베르티스에 지분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헬스케어 사업에 NUGU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 광화문 사옥 전경 / IT조선 DB
KT 광화문 사옥 전경 / IT조선 DB
KT는 5월부터 AI 사업 추진을 위한 석·박사급 신입 채용을 진행했다. 자사에서 추진하는 디지털플랫폼(디지코) 신사업 전반에 AI 기술 활용도가 높다 보니 다수 분야의 직군 채용에 나섰다.

KT는 석사급 채용에서 AI 음성인식과 대화·추론 기술뿐 아니라 AI 미디어 기술, 사운드 AI, AI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직군 등을 모집했다. 박사급에선 실감형 콘텐츠 사업을 위한 그래픽스 AI 기술 개발 직군 등이 모집 대상에 올랐다.

해당 직군은 모두 KT 융합기술원 소속이다. KT는 연초 융합기술원에 AI 연구소인 AI2XL연구소를 신설한 후 AI 전문가인 배순민 박사를 신임 연구소장에 선임하는 등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KT가 주도하는 AI 사업 추진 연합체인 KT AI 원팀에 우리금융그룹을 추가하는 등 관련 사업에 활발한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다수 분야를 포괄하는 AI 인재 영입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2월부터 연말까지 AI 인재 풀을 구성하고자 상시 모집에 나섰다. AI 영상 기술과 AI 플랫폼 개발, AI 전략 추진, 자연어 처리 엔진과 음성인식 개발 등 AI 기술 전방위에서 관련자를 모집한다. 최근 스마트팩토리 등의 신사업 추진에 있어서 AI 기술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데, 이같은 사업의 기반이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이동통신 업계는 이통 3사의 AI 기반 신사업 추진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얻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AI 인재 영입이 활발할 것으로 내다본다. AI 인재 영입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다.

이통 3사의 1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은 뉴ICT 사업에서 전년 동기보다 64.1% 많은 10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ICT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31.8%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KT는 AI/DX(디지털혁신)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13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출 증가세가 타 사업 대비 두드러졌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업 인프라 사업에서 전년 동기보다 9% 오른 3415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 실적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고, 그 만큼 AI 인재 영입이 필수다"며 "AI 사업이 다양해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확대하는 반면 인재 풀이 한정적인 만큼 향후엔 인재를 영입하고자 업체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