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본허가를 획득한 토스와 보험업 예비허가를 획득한 카카오가 종합 금융기업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에 2000만 가입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토스와 3600만 카카오페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카카오의 승부는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업계는 양사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혁신서비스를 내놓는지가 승부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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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6월 9일 토스뱅크로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획득했다. 다음날인 10일에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예비 허가를 획득했다. 순서는 다르지만, 양사는 동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종합 금융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 금융기업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향해 달려가고 있는 토스와 카카오는 각각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혁신 서비스 개발에 분주하다"며 "금융권 메기로 평가받는 두 업체의 진검승부가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2030세대·원 앱’ 전략 앞세워 진격하는 ‘토스’

실제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 본인가 획득으로 증권업에 이어 은행업까지 진출해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토스뱅크의 경쟁력은 2030세대다. 이들을 앞세워 진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2000만명에 달하는 토스 고객 중 60%는 2030세대다. 해당 세대는 대학생을 포함해 중‧저신용자가 많이 포함됐다. 토스는 그간 이들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정교한 신용평가모델(CSS)을 발전시켰다. 중‧저신용자 중 위험 고객을 제대로 가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인가를 받은 직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20대의 80% 이상, 30대의 60% 이상이 토스 이용자다"라며 "젊은 고객 층이 토스뱅크의 최고 경쟁력이다"라고 말했다.

출범 첫해인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30%로 설정하고, 2023년까지 4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공격적인 전략은 데이터 분석력을 바탕으로 나왔다. 카카오뱅크가 2023년까지 전체 대출의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

토스는 하나의 앱에 모든 금융서비스를 담는 ‘원 앱' 전략을 토스뱅크에 적용한다. 기존 토스 앱에 은행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토스는 그간 여러 앱을 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줄이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해 2030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토스뱅크에 앞서 선보인 토스증권도 토스 앱을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공략도 주효했다. 3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서비스 오픈 뒤 석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330만 계좌를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300만을 넘는 데 10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카카오가 위협을 느끼는 이유다.

토스페이먼츠, 토스인슈어런스, 토스증권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제공하며 2000만 가입자를 끌어모은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의 모든 것을 간편하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전진 중이다.

혁신의 카카오, 노하우로 승부

모바일 금융 혁신의 원조 격인 카카오는 그간 쌓아온 혁신 서비스와 데이터, 실제 사업 운영 경험을 활용해 토스와 경쟁한다.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1432만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방대한 데이터와 실제 사례를 통해 신용평가모델(CSS)을 정교화했다. 그결과 카카오뱅크는 지난 9일부터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하고, 신용점수(KCB 기준) 820점 이하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중신용대출상품’의 최대한도를 1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중신용대출’의 가산금리도 최대 1.52%포인트 인하해 11일 기준 최저금리는 2.98%이다.

이달 10일부터는 신용대출 또는 직장인 사잇돌대출을 신규로 받은 중‧저신용 고객에게 첫 달 이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평점 820점 이하 고객이 대상으로, 한 달 이자는 고객 본인 명의의 카카오뱅크 계좌로 지급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을 4년여간 운영한 노하우와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 서비스 개발을 지속해서 시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손해보험을 통해 보험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미 예비허가를 획득하고 본허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카카오손해보험의 예비허가는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사업자가 통신판매전문보험사 예비허가를 받는 첫 사례다.

카카오페이의 3600만 가입자 등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혁신 서비스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여행자나 펫 보험과 같은 소액단기보험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건강보험, 종신보험 등의 장기 상품을 론칭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홍보·서비스가 세상에 나온다면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카카오가 업권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할 때마다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