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저격수'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빅테크 기업 플랫폼 선점 행위를 비판해온 리나 칸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으로 임명됐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에 강력한 반독점주의자가 임명되면서, 미국내에선 빅테크 견제 속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 TIME 유튜브 화면 갈무리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 TIME 유튜브 화면 갈무리
17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칸 교수를 FTC 위원장에 임명하기로 했다. 칸은 역사상 최연소 FTC 위원이 된 데 이어 최연소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기록을 세웠다.

CNBC는 "칸이 초당적 지지로 FTC 위원장이 됐다"며 "양당이 모두 빅테크 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싶어하는 신호다"라고 해석했다.

칸은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졸업 논문 ‘아마존의 독점금지 역설'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해당 논문을 통해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도 상품가격에만 영향이 없다면 독점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전통적 시각은 아마존 같은 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으로 인해 소비자 편익이 늘었다고 해서, 규제를 소홀히하면 아마존 지배력은 꾸준히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소매업체가 아마존을 통하지 않고는 시장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칸은 2020년에는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빅테크 기업이 미래 경쟁자인 신생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칸이 위원장이 되면서 우리는 반독점법을 되살리고 독점 기업과 싸우면서 구조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칸 교수의 임명에 대해 IT기업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은주 기자 leeeun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