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6000만원 이하 전기차인 벤츠 EQA를 출시하며 시장이 요동친다. 국내 소비자들은 기존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 테슬라 모델3 외에 강력한 선택지를 만났다. 벤츠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수입차 기업 중 가장 높은 인지도와 구매력을 지닌 브랜드인 만큼, 전기차 분야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6000만원 이하 전기차는 보조금 기준에 따라 구매시 보조금을 최대 100%까지 수령할 수 있다. 벤츠EQA가 보조금 적용 차량이 될 경우 기존 벤츠 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폭스바겐의 ID.4 전기차 2022년 참전을 앞둔 가운데 벤츠까지 6000만원 이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완성차 기업간 경쟁이 심화한다.

벤츠코리아가 7월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벤츠 전기차 EQA / 벤츠코리아
벤츠코리아가 7월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벤츠 전기차 EQA / 벤츠코리아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에서 국내출시와 사전예약을 진행중인 소형 전기SUV 벤츠 EQA 250을 찾는 소비자가 빠르게 증가 추세다. 벤츠 EQA는 5990만원의 출고가로 빠르면 7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아이오닉5와 EV6·테슬라 모델Y 등 기존 전기차량의 입지를 위협할 전망이다. 주행거리는 유럽(WLTP) 기준 426㎞로 국내 환경부 인증시 소폭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 EQA가 6000만원 이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은 격화된다. 벤츠와 경쟁하게 될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EV6의 출시가격은 최저기준 5000만원쯤이다. 테슬라의 모델3도 롱레인지 기준 5999만원이며, 2022년 출시가 예정된 폭스바겐의 ID.4도 5000만원대 내외 가격이 예상된다.

국내에 전기차를 출시하는 기업이 6000만원이하 가격대를 고려하는 이유는 국토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상한제도 때문이다. 차량 출고가격이 6000만원이하여야 최대 100%의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내연차 대비 고가인 전기차를 그대로 구매하기엔 현재 국내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 판매에 보조금을 최대한 수령할 수 있도록 맞추는 것이 필요한데, 벤츠 EQA가 여기에 100%까지 수령가능한 가격선에 맞추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

업계는 벤츠 EQA의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벤츠는 국내 수입완성차중 가장 높은 인지도와 구매율을 가진 브랜드 중 하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5월 국내 수입차 판매 중 벤츠의 점유율은 31.94%로 1위다. 1~5월간 점유율도 29.07%로 올해 국내시장에 판매된 수입차 4대중 1대 이상이 벤츠다.

벤츠EQA는 서울시 기준 2021년 전기차 구매시 지급되는 최대보조금 1200만원(국고보조금 800만원·서울시 보조금 400만원)을 수령시 4700만원대 구매도 가능하다. 국내시판되는 벤츠의 SUV중 가장 저렴한 것은 5300만원대다. 한번쯤 벤츠를 고려했던 운전자 입장에서는 시기적절하게 벤츠를 구매하기 좋은 기회가 온셈이다.

벤츠 EQA의 국내 가격으로 예정된 5990만원은 다른 해외시장과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이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지역의 경우 4만1000파운드(6400만원)쯤이고, 홍콩의 경우 51만8000홍콩달러쯤(7500만원)이다. 호주 지역도 7만6000호주달러(6500만원)로 한국에 출시된 벤츠 EQA의 가격보다 모두 비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과)는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소비자의 관심을 가장 크게 불러일으키는 만큼, 벤츠 EQA가 스타트를 잘 끊었다"며 "그동안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서 보조금을 100%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없었는데 벤츠 EQA가 이런점을 깬데다 벤츠 브랜드 본연의 이미지도 있어 소비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EQA는 후속모델인 만큼 여러가지 완성도를 높이려한 모습이 보여 마케팅 등으로 실패한 EQC의 선입견을 불식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