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력 블랙홀'…중소 SW, 울상

류은주 기자
입력 2021.06.18 06:00
카카오와 네이버가 B2B 사업을 키우면서 국내 IT인재를 흡수한다. 특히 최근 B2B 사업을 본격화한 카카오엔터프라이가 공격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섰다. 중소·중견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울상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그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이다. 이런 회사가 신입을 채용해 훈련시키기보다 중소 기업에서 숙련한 인재를 쏙 뽑아가려는 것은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직원들 모습/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회사소개서 갈무리
17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직원 총 수는 900명을 웃돈다. 출범 당시 500명쯤의 인원이었는데 2년 만에 80% 증가했다. 개발인력 비중은 70%에 달한다. 개발자 채용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연내 1000명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직원 규모가 100명 안팎인 중소 클라우드 업체 한 임원은 "최근 4명이 넘는 클라우드 관련 인력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이직했다"며 "카카오에서 공격적으로 경력 개발자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SW 업체 한 대표는 "처우가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것을 막을수야 없겠지만, 대기업이 경력 개발자 채용에 열을 올리는 것이 안타깝다"며 "카카오는 벤처회사에서 성장한 기업인 만큼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5월 카카오의 사내 독립기업(CIC)로 조직 개편됐던 'AI 랩(LAB)'이 분사한 회사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0년 하반기 협업툴 ‘카카오워크’ 출시에 이어 2021년 상반기 기업용 클라우드인 ‘카카오 i 클라우드’ 상용화 등 B2B 사업 확장을 위해 2020년부터 클라우드와 AI 인재를 대거 영입 중이다.

SW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 기업에서 일하던 경력자들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이직한 경우가 상당하다. 고액의 연봉은 물론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업력이 25년이 넘은 한 중견 SW업체 관계자는 "신입 뽑아서 키워놓으면 카카오 등 대기업으로 직원들이 가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연봉이나 처우가 좋다 보니 이직을 말릴 수도 없다"며 "우리 회사는 IT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신입 채용 계획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며,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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