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거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일말의 가능성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4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이 재차 부인했음에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같은 소문이 돌자 확실하게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 관계자는 21일 IT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OLED TV 보다 자사 QLED TV 화질이 더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가 더 낮은 퀄리티의 제품을 살 이유가 없는데, 자꾸 같은 얘기가 나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하려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딜라이트에서 네오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딜라이트에서 네오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21일 한 매체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연간 OLED TV 패널 200만~300만장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발 LCD 패널 가격 상승에 수익성이 악화되자 OLED TV 시장 진출을 가시화 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수익성 악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이 OLED TV 생산이라고 보지 않는다. 정황상 OLED TV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증권가의 분석과 현업의 판단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고객사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펜트업 수요에 맞춰 매출을 확대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전략에 주안점을 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 가격이 오르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1등 기업으로서 헤쳐나갈 만한 역량은 충분하다"며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가 우리의 TV 기술 진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은 과거에도 지속 강조해온 얘기다"고 말했다.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OLED 패널을 공급받으려면 거쳐야 할 과정이 복잡하다. 단순히 패널을 주고 받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거래가 이뤄지려면 공급 규모가 정해지기 전에 서로간의 까다로운 테스트 절차가 필요하다"며 "공급 계약이 체결됐다면 LG디스플레이 내 TFT가 만들어지고 기정사실화 한 소문이 퍼질 것인데 실체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종희 사장은 4월 9일 IT조선과 단독 인터뷰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급설은) 소문일 뿐이다"라며 짧고 명료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같은달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2021’에서서도 같은 질문에 "(소문에 불과하다고) 지난번에 다 말씀드렸다"며 "적용하게 되면 제일 먼저 말씀드리겠다. 아직까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V 사업 수익성 제고를 위해 내부에서 OLED TV 진출을 검토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사가 내놓은 OLED TV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지속해 왔고, 자사 기준 QLED TV의 하위 제품으로 OLED TV를 내놓는 것이 장기적으로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OLED 패널 거래설과 관련,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소문과 관련,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