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첫 미니LED TV ‘LG QNED’를 곧 출시한다.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와의 맞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LG전자는 LG QNED를 자사 OLED TV의 하위 버전으로 내세우며,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네오 QLED’를 정조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오히려 네오 QLED가 LG전자 OLED TV 보다 낫다는 마케팅으로 승부를 본다.

LG전자 미니 LED TV ‘LG QNED’ / LG전자
LG전자 미니 LED TV ‘LG QNED’ / LG전자
LG QNED는 퀀텀닷(Quantum dot)의 ‘Q’와 나노셀(Nanocell)의 ‘N’을 합쳐 조합한 상표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emitting diode)’의 축약 명칭 QNED와 개념이 다르다. QNED는 나노 무기물을 사용해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나 QD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미니LED를 이을 삼성전자의 차세대 TV가 QNED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미니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LCD는 자발광을 하지 못해 백라이트가 있어야 빛을 낼 수 있다. 미니LED TV는 백라이트에 들어가는 LED 크기를 줄여 기존 LCD TV의 단점인 명암비를 개선했다.

가전업계는 같은 미니LED 기술이어도 다른 명칭을 쓴 양사가 TV 판매 과정에서 날선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한다. 과거 QLED, AMOLED 명칭을 놓고 펼친 비방전의 연속선상인 셈이다.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6월 말 LG QNED를 미국, 유럽,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미국·스페인 법인 홈페이지는 최근 LG QNED 90·91·96·99 등 네 가지 시리즈 출고가를 게시했다. 4K 제품은 삼성전자 네오 QLED 대비 비슷하거나 약간 비싸고, 8K 제품은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LG전자는 LG QNED를 LCD 진화의 정점으로 소개하면서도, 자사 OLED 기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 주력인 네오 QLED가 OLED의 하위버전인 것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LCD 기반 TV인 LG QNED는 경쟁사 제품과 대결구도로 갈 수 있다"며 "한 단계 높은 OLED TV 시장을 잠식할 우려는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네오 QLED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네오 QLED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QLED가 OLED 보다 나은 제품이라는 태도를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LG전자가 QLED를 OLED의 경쟁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반면, 삼성전자는 QLED가 OLED 대비 더 월등한 화질을 보여준다고 대응 중이다.

김현석 사장은 2016년에 "이 기술은 양산에 적합하지 않고, 손익이 맞지 않는다"며 OLED TV 생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한종희 VD사업부 사장도 CES 2020에서 "삼성전자는 (현재 기술 수준의) OLED TV를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21일 삼성전자 VD사업부 관계자도 LG디스플레이와 OLED 패널 거래설에 대해 부인하며 "QLED TV 화질이 OLED TV 보다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사가 QLED, QNED, OLED 등 명칭과 기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소비자가 각 TV의 기술적 개념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LG전자가 공정위에 삼성전자를 신고하며 펼친 논리인데, 이제는 반대 입장이 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미니LED TV 제품을 의도적으로 QNED로 작명했다"며 "삼성전자는 QNED 이미지가 자칫 OLED 하위 개념으로 굳어질 수 있어 곤란한 입장이 된 동시에 네오 QLED 판매에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