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주도권을 쥐려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5G 핵심칩과 고성능 기지국 등을 대거 선보이며 자사 기술력 입증에 나섰다. 산업별 맞춤형 프라이빗 네트워크 사업 진행도 알렸다. 향후 공격적인 6G 기술 투자로 시장 선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오후 11시(미 동부 기준 오전 10시) ‘삼성 네트워크 : 통신을 재정의하다(Samsung Networks: Redefined)’라는 주제로 온라인 언팩을 개최했다. 해당 언팩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단독으로 개최한 첫 번째 언팩 행사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이 신규 5G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이 신규 5G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언팩에서 ▲기지국용 차세대 핵심칩 ▲차세대 고성능 기지국 라인업 ▲원 안테나 라디오 (One Antenna Radio) 솔루션 ▲5G 가상화 기지국(vRAN) 솔루션 ▲프라이빗 네트워크(Private Network)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혁신 기술로 개인의 일상과 각종 산업 현장에서 네트워크 역할을 확대, 재정의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목표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언팩에 출연해 "삼성전자는 4세대 이동통신(4G)이 보급되기도 전인 2009년 선제적으로 5G 연구를 시작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세계 5G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사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이어 "급성장하는 5G 시장에서 이미 4G 사업 계약 건수보다 더 많은 사업 계약을 수주했다"며 "세계에서 400만대 이상의 5G 기지국을 공급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5G 핵심칩 내놓은 삼성 "성능 높이고 크기는 줄였다"

언팩에서 공개된 기지국용 차세대 핵심칩은 ▲2세대 5G 모뎀칩(5G Modem SoC) ▲3세대 밀리미터웨이브 무선통신 칩(mmWave RFIC) ▲무선통신용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통합 칩(DFE-RFIC Integrated Chip) 등 3종이다.

2세대 5G 모뎀칩은 데이터 처리 용량을 기존 대비 2배 늘리면서 셀(Cell)당 소비 전력은 절반으로 줄였다. 5G 통신 필수 기능인 빔포밍(Beamforming) 연산도 지원한다.

3세대 밀리미터 웨이브 무선통신 칩은 28기가헤르츠(㎓)와 39㎓ 등 2개 고주파 대역(mmWave)의 주파수를 모두 지원한다. 안테나 크기는 기존 대비 50% 줄였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이 2022년 출시하는 차세대 핵심칩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이 2022년 출시하는 차세대 핵심칩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무선통신용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통합 칩은 저주파와 초고주파 통신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신호와 아날로그 신호를 상호 변환한다. 지원 주파수 폭을 최대 2배 늘리면서 기지국의 무선 신호 출력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삼성전자는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같은 핵심칩을 설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칩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면서 기지국 크기는 줄이는 역할을 한다는 소개도 더했다.

삼성전자는 기지국용 핵심칩 3종을 2022년 출시하는 차세대 고성능 기지국 라인업에 포함할 예정이다.

초고주파 대역 동시 지원도 문제없는 3세대 기지국

삼성전자가 언팩에서 공개한 고성능 이동통신 기지국 라인업에는 '3세대 듀얼밴드 컴팩트 매크로(Dualband Compact Macro)' 기지국과 '다중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 등이 포함됐다.

3세대 듀얼밴드 컴팩트 매크로 기지국은 업계 처음으로 2개의 초고주파 대역을 동시에 지원한다. 2400메가헤르츠(㎒) 대역폭 지원도 함께다.

중대역 5G 주파수를 지원하는 다중입출력 기지국은 400㎒ 광대역폭을 지원한다. 새로운 방열 기술을 적용해 최대 통신 속도는 높이면서 소비 전략은 기존 대비 20% 줄였다. 크기도 30% 작아졌다.

삼성전자가 추가로 공개한 원 안테나 라디오(One Antenna Radio) 솔루션은 3.5기가헤르츠(㎓) 대역을 지원하는 대용량 다중입출력 기지국과 700㎒~2.6㎓ 대역을 지원하는 수동형 안테나를 통합한 제품이다. 안테나 설치에 필요한 공간을 줄이면서 간편하게 설치하도록 해 망 운영 비용을 줄여준다.

5G 가상화 기지국(vRAN)은 범용 서버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것이다. 다중입출력 기지국과 연결돼 멀티 기가비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 초고속 5G 상용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언팩에서 공개한 신규 5G 솔루션 목록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언팩에서 공개한 신규 5G 솔루션 목록 / 삼성전자
프라이빗 네트워크 사업 확대하는 삼성…"선제적으로 6G 기술 투자 나설 것"

삼성전자는 이날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꼽히는 6G 기술 비전을 내놨다. 지금까지 차세대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온 만큼, 6G 기술 투자에도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6G 시대가 도래하면 확장현실(XR)과 초고해상도 렌더링, 디지털 복제 등 사용자 손끝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는 최첨단 기술과 솔루션을 곧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프라이빗 네트워크에 특화한 솔루션도 공개했다. 프라이빗 네트워크는 이동통신 사업의 새로운 분야다. 통신 장비와 관리 및 운영 시스템, 단말기, 애플리케이션 등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사업 규모와 산업군별 맞춤형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제안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이같은 사업 연장선에서 수원 디지털시티에 운영 중인 ‘5G 스마트 팩토리’와 국내 국가재난안전통신망(PS-LTE) 사업 등도 소개했다.

전경훈 사장은 "20년 이상의 자체 칩 설계 경험과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5G 시장에서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도 업체와의 파트너십과 차별화한 솔루션으로 모든 사물과 사람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 진입을 가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