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넷플릭스와의 협력 가능성을 키운다. 최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한 민사 1심에서 패소한 것과 관련해 자사에 유리한 논의 분위기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28일 정부서울청사 입구에서 기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28일 정부서울청사 입구에서 기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와 협력 가능성이 확대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번 재판(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와의 1심) 결과가 우리의 미팅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최고경영자)를 만나는 시점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고, 아시아와의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넷플릭스엔 한국이 큰 마켓이다"고 협력 가능성이 작지 않음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25일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라고 하자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하면서 발생한 소송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소송으로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가 인정됐다고 평가한다.

박 대표는 또 다른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애플TV플러스, HBO와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다만 "차차 얘기할 것이다"라며 향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진행 중인 인적분할 추진과 관련해서는 "아직 분할 심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독립기념일을 기점으로 많은 것을 풀다 보니 그 이후에 미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며 "주주 구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주주를 만날 때 줌(영상회의)으로 만나기 힘드니 대면 미팅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4월 통신과 비통신 사업을 나눠 인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 사업은 SK텔레콤(존속회사)으로, 비통신 사업은 SKT신설투자(신설회사)로 구분해 사업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게 회사 목적이다. 두 회사의 정식 출범은 11월을 내다본다.

박 대표는 커머스(11번가) 사업에서 아마존과 협력 시너지를 더하고자 자사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7월부터 11번가에 아마존 글로벌스토어를 별도로 선보이면서 SK텔레콤 멤버십 포인트와 무료배송을 연계해 소비자 유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성공해야 아마존과 SK텔레콤이 한국의 이커머스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넥스트 스텝(다음 단계)을 얘기할 수 있다"며 "일단 글로벌스토어를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