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 '비트코인'으로 산다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7.01 06:00
한국서 투기수단으로 전락한 암호화폐가 글로벌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결제수단으로 정착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스타벅스가 디지털 지갑 백트와 손잡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결제를 받기 시작했고, 글로벌 결제대행 페이팔도 미국 현지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향후 2900만곳의 글로벌 가맹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페이팔 월렛 / 페이팔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조금씩이지만 암호화폐 결제를 받아들이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다날핀테크의 암호화폐 페이코인은 최근 편의점을 넘어 전국 185개 CGV 영화관으로 결제처를 확장했다.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도 ‘탐탐코인'이라는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국내 유통업계 암호화폐 결제 도입은 2013년부터 시도됐다. 하지만 가치등락폭이 너무 크고 결제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암호화폐가 결제수단으로 재조명 받은 것은 올해 2월 테슬라 전기차 구매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면서 부터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는 현재 중단된 상태지만, 스타벅스와 페이팔로 암호화폐 결제를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는 스타벅스와 페이팔의 가상자산 결제 도입이 암호화폐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댄 슐만 페이팔 CEO는 현지 매체 타임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이 물건을 사고 파는 방식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암호화폐가 투자자산을 넘어 상거래 결제수단이 됐다"고 평가했다.

페이팔 월렛을 통해 법정화폐로 전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은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캐시·라이트코인 등이다. 이용자는 암호화폐를 달러로 즉각 전환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처럼 상품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백트(Bakkt)앱을 통해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한다. 비트코인을 이용해 결제하는 것은 물론, 역으로 스타벅스 포인트를 현금 또는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외 유통업계가 투기 자산이던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재평가하는 배경에는 ‘수수료'가 있다.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수단은 중간에 수수료를 떼가는 중개자가 존재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 결제에는 중개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팔 월렛과 스타벅스 백트의 암호화폐 결제에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암호화폐 페이코인의 수수료도 1%미만이라 알려졌다. 결제 비율이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는 일반 가맹점 기준으로 2.5% 수준이다.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수료다.

수수료 탓일까. 국내 유통업계도 암호화폐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할리스, 이마트24는 최근 암호화폐 페이코인 결제 시 상품가격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에 나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기준 60%가 넘는 신용카드 결제 비율을 암호화폐 결제로만 전환해도 매장 영업이익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며 "매장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덜어낸 만큼 상품을 할인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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