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페이스북, 집단분쟁조정 개시에 입 '꾹'

류은주 기자
입력 2021.07.09 06:00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출범 후 첫 개인정보 집단분쟁 조정이 개시됐다. 개인정보 집단분쟁조정은 50인 이상 정보주체의 피해유형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 일괄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페이스북이 집단분쟁 조정 대상이 됐는데, 정부 논의에 입을 꾹 다물었다.

8일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페이스북을 상대로 접수된 ‘동의없이 회원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페이스북에 대한 손해배상 요구 등 사건’을 심의하고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12일부터 26일까지 2주 동안 추가 당사자 신청을 받고 사실확인, 조정안 작성 제시 등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제39차 전체회의 모습 / 개인정보위
앞서 4월 페이스북 회원 89명(대리인 법무법인 지향)은 분쟁조정위에 페이스북을 상대로 개인정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회원 친구’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페이스북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신청인들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가 누구인지 ▲제공된 신청인들의 개인정보 유형과 내역이 무엇인지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분쟁조정위가 제시하는 조정안을 당사자 모두가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돼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분쟁조정 절차에 대한 참여를 거부하거나 당사자 누구라도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불성립’으로 종결하게 된다.

사고치고 조용한 페이스북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6년간 개인정보법을 위반했고,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1800만명 가운데 최소 33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용자 정보뿐만 아니라 학력·경력, 출신지, 가족 및 결혼·연애 상태, 관심사 등이 포함된 ‘페이스북 친구’의 개인정보도 함께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 규모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더 많은 개인정보가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에 역대 최대 규모(개인정보 유출 기준) 과징금인 67억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자료제출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다 보니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과한 과징금이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법무법인 지향과 진보네트워크는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대리해 손해배상을 청구를 준비 중이다.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페이스북이 대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서다. 법무법인 지향은 현재 페이스북 집단소송 2차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과거 홈플라스 사례때처럼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각하하지 않고 개시를 결정한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결정으로 보여진다"며 "분쟁조정위에서 조사를 하고 조정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배상금액에 대한 의견을 내는 등의 과정이 이용자와 페이스북에는 메시지가 될 수 있으며, 플랫폼 독점 지위에 있는 페이스북도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 불성립 시 다시 소송을 내야하므로 소송을 따로 진행하는 방안과, 집단분쟁조정에 집중하고 조정이 안 되면 소송에 집중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며 "조만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다"며 집단분쟁조정 개시와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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