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이 선보인 ‘에어태그(AirTag)’가 주목받고 있다. 언제든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서 ‘나의 찾기(Find My)’ 기능을 통해 해당 기기의 위치를 추적하고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대표적인 무선 이어폰 ‘에어팟’ 시리즈도 이 기능을 지원해 필요시 위치를 추적하고 찾을 수 있다.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기업이자, 애플의 1티어급 서드파티 주변기기 브랜드 벨킨(Belkin)이 최근 완전 무선 이어폰 ‘사운드폼 프리덤’을 선보였다. 에어팟 시리즈에 이어 업계 최초로 애플의 ‘나의 찾기’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제품 패키지 외형. 오른쪽 하단에 애플 ‘나의 찾기’ 인증 마크가 보인다. / 최용석 기자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제품 패키지 외형. 오른쪽 하단에 애플 ‘나의 찾기’ 인증 마크가 보인다. / 최용석 기자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전반적인 외형이나 기능, 사용 방법만 보면 요즘 다양한 브랜드에서 너도나도 출시하는 완전 무선 이어폰과 비슷하다.

제품 포장을 풀면 광택 있는 뚜껑이 달린 작은 충전 케이스와 간단한 설명서, 충전용 USB 케이블 및 사이즈별 추가 실리콘 이어 팁 등이 들어있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의 패키지 구성품 / 최용석 기자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의 패키지 구성품 / 최용석 기자
반지 함처럼 위로 뚜껑을 열면 좌우 한 쌍의 무선 이어폰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뚜껑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케이스 정면의 LED 램프가 켜지면서 배터리 잔량을 색상으로 표시한다. 이어폰은 자석으로 케이스에 고정되어 있어 뒤집어도 빠지지 않는다.

이런 무선 이어폰 제품 중에는 종종 이어폰을 손으로 집을 때 케이스에서 잘 빠지지 않아 불편한 경우가 있는데,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큰 어려움 없이 쉽게 빼고 넣을 수 있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무선 이어폰+충전케이스라는 전형적인 구성을 갖췄다. / 최용석 기자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무선 이어폰+충전케이스라는 전형적인 구성을 갖췄다. / 최용석 기자
애플 에어팟 프로와 크기랑 모양새를 비교해봤다. 에어팟 프로의 케이스가 좌우로 넓은 형태인 것과 달리,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의 케이스는 좌우 폭이 좁은 대신 높이(두께)가 좀 더 두툼한 모양새다. 무게는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이 에어팟 프로보다 살짝 가볍지만, 휴대 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케이스의 충전단자는 요즘 대세인 타입C 포트를 사용한다. 제품에 동봉된 케이블은 물론, 스마트폰 등을 충전하던 타입C 케이블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충전 잔량에 따라 정면의 상태 표시 LED가 빨간색, 주황색, 흰색으로 바뀐다. 업계 표준 치(Qi) 방식 무선 충전도 지원해 시중에 판매 중인 대다수 무선 충전 패드를 통한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에어팟 프로와 디자인 및 크기 비교 모습 / 최용석 기자
에어팟 프로와 디자인 및 크기 비교 모습 / 최용석 기자
이어폰 모양은 마치 에어팟 1세대/2세대 제품처럼 이어폰 본체에 밑으로 기다란 막대가 달린 형태다. 길이는 에어팟 프로보다 살짝 더 길며, 두께는 에어팟 1세대/2세대 제품보다 두툼한 편이다.

다만, 이어폰 안쪽의 2개의 포고 핀으로 충전하는 것과, 에어팟 프로처럼 인이어 타입의 실리콘 이어팁이 달린 것이 에어팟 1세대/2세대 제품과는 또 다른 모양새다. 이어폰 바깥쪽의 동그란 면은 이어폰 조작을 위한 터치 버튼이다. 착용감은 일반 인이어 타입 이어폰과 비슷하며, 체감상 느껴지는 무게는 에어팟 프로보다 가볍다.

처음 개봉 후 뚜껑을 열면 스마트폰과 페어링을 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처음 개봉 후 뚜껑을 열면 스마트폰과 페어링을 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대다수 무선 이어폰 제품과 마찬가지로, 이 제품 역시 충전 케이스의 뚜껑을 열면 초기 페어링 상태가 시작된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 창을 열고, 옆에서 케이스 뚜껑을 열면 곧 이어폰이 검색되어 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자동으로 인식이 안 되면 이어폰이 케이스에 들어 있는 상태에서 양쪽 터치 버튼을 동시에 3초쯤 누르면 수동 페어링 상태가 된다.

양쪽 이어폰의 막대 끝에는 마이크가 아닌, 연결상태 및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 표시 LED가 달려있다. 즉 통화 등을 위한 마이크는 에어팟 프로처럼 내부에 내장된 형태다. 이어폰 상단에도 마이크가 하나 더 달려있는데, 이는 통화 시 주고받는 목소리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ENC)을 위한 마이크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의 실제 착용 모습 / 최용석 기자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의 실제 착용 모습 / 최용석 기자
퀄컴의 최신 aptX 코덱과 벨킨 고유의 사운드 기술이 적용된 사운드 음질과 통화 품질은 블루투스 이어폰 기준으로 꽤 준수한 편이다. 특히 음질의 경우, 플랫(flat)한 특성의 에어팟 시리즈와 비교해 중고음은 비슷하지만, 저음이 좀 더 자연스럽게 강조되면서 훨씬 듣기 좋은 사운드를 재생한다. 위에 언급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 덕분에 통화 품질도 깨끗하고 선명하다.

다만, 이 제품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사용자가 임의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어서 일반 음악 감상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양쪽의 터치버튼은 음악의 재생 조작과 볼륨조절, 통화 수신/차단 등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단, 왼쪽과 오른쪽 이어폰의 터치 기능이 서로 다른 것도 있어 한쪽만 착용한 상태에서는 100% 완벽한 조작이 어렵다.

충전 케이스의 타입C 충전단자 옆 버튼을 3번 클릭하면 애플 기기의 ‘나의 찾기’ 기능에 제품을 등록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충전 케이스의 타입C 충전단자 옆 버튼을 3번 클릭하면 애플 기기의 ‘나의 찾기’ 기능에 제품을 등록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배터리는 꽤 오래가는 편이다. 이어폰 자체만으로 최장 8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반나절쯤은 케이스 없이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충전 케이스를 함께 사용할 경우 최장 2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의 핵심 기능인 ‘나의 찾기’ 기능은 케이스를 통해 제공한다. 케이스의 충전단자 옆 다기능 버튼을 3번 클릭하면 케이스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삐~’소리가 나는데, 이때 아이폰 등의 ‘나의 찾기’ 앱에서 ‘물품 추가’로 검색하면 벨킨 사운드폼이라는 장치가 검색된다.

애플 ‘나의 찾기’ 앱의 물품 추가에서 사운드폼 프리덤 제품을 감지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애플 ‘나의 찾기’ 앱의 물품 추가에서 사운드폼 프리덤 제품을 감지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사운드폼장치가 검색되면 자신이 원하는 이름과 아이콘을 설정하고, 사용자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하면 된다. 등록된 이후에는 에어팟 제품처럼 이 제품도 ‘나의 찾기’의 지도에서 위치가 공유되고 찾을 수 있게 된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케이스 자체의 스피커를 통해 신호음을 냄으로써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도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애플 나의 찾기 네트워크를 통해 지도에서 위치를 찾아 추적이 가능하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화이트 색상(왼쪽)과 블랙 색상 2종으로 선보인다. / 벨킨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화이트 색상(왼쪽)과 블랙 색상 2종으로 선보인다. / 벨킨
최근 무선 이어폰에 적극 채택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다. 그래도 ANC 기능을 제외한 벨킨사운드폼 프리덤의 음질과 성능, 긴 배터리 시간, 편의성 등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대도 브랜드 제품임에도 12만 원대 안팎이다.

특히 평소 자잘한 물건들의 위치를 자주 잊어버리거나, 깜빡하고 다른 곳에 두고 오는 경우가 많은 사용자라면 이 제품이 지원하는 ‘나의 찾기’ 기능은 정말 유용할 수 있다. 비싼 애플 제품에서나 쓸 수 있던 ‘나의 찾기’ 기능의 장점을 훨씬 저렴한 서드파티 브랜드 제품으로 맛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충분히 메리트 있는 셈이다.

그만큼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과 같이 사용할 만한 가성비 좋은 무선 이어폰을 찾고 있다면 권장할 수 있는 제품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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