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가 로코드(low-code)에 꽂혔다. 로코드는 코드를 직접 쓰지 않고 앱을 개발한다는 의미의 단어다. 코로나19 이후 전 산업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지만 개발자 인력은 한정된다. 개발 속도 향상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로코드 플랫폼 도입이 확대된다. 복잡한 코딩 없이도 앱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영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9년 103억달러(11조8000억원) 규모였던 로코드 시장은 2030년 1870억달러(214조7000억원)로 18배 이상 증가한다.

로코드 플랫폼 이미지 / 세일즈포스
로코드 플랫폼 이미지 / 세일즈포스
11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로코드 플랫폼 시장 커지면서 국내외 유명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진입이 활발하다. 캡제미니 컨설팅은 최근 IT 기술 중 로코드 플랫폼을 최고의 엔터프라이즈 기술로 채택한 바 있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플랫폼(PaaS) 환경에서 구축된 로코드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개발자의 생산성을 향상해준다.

리서치 업체 포레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개발자 중 35%가 로코드를 활용해 앱을 개발한다. 가트너는 2024년까지 65%의 글로벌 대기업이 로코드를 활용한 앱 개발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KPMG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로코드·노코드 플랫폼을 가장 중요한 투자로 꼽은 기업은 10%에서 26%로 3배쯤 증가했다.

세일즈포스와 펄스가 진행한 리서치에서도 92%의 IT 기업 임원들이 로코드 활용범위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중 63%는 로코드를 통해 내부 워크 플로우를 간소화하고, 48%는 신속한 애플리케이션 배포, 46%는 개발자의 반복 업무에 소비하는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78%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에서 로코드 플랫폼을 통해 사내 협력이 활성화되고 비용 절감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로코드 플랫폼 경쟁은 이미 점화됐다. 클라우드에 강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허니코드, 인공지능(AI) 기반의 마이크로소프트 파워앱스, 세일즈포스의 라이트닝 플랫폼, 서비스나우의 나우플랫폼 퀘벡 등이 대표적인 로코드 플랫폼이다. 산업용 SW에 강한 지멘스는 2018년 로코드 개발 업체 멘딕스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로코드 플랫폼 전문기업 타임시리즈를 추가 인수하기도 했다.

로코드 기업의 가치도 상승한다. 로코드 앱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아웃시스템스는 2월 95억달러(10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LG가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로코드 개발 플랫폼 환경에서 마우스 클릭만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LG CNS도 데브온 NCD 라는 자체 로코드 플랫폼을 올해 초 공개한 바 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도입 확대

로코드 플랫폼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적극 활용된다.

초콜릿 기업 ‘허쉬스’는 단순히 소비자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내부고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로코드 플랫폼을 통해 개발했다. 허쉬스 직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을 통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함으로써 실시간 고객 분석 데이터과 마케팅, 영업기획 전략 구상 등에 활용한다.

뷰티기업 ‘나스’도 커머스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으로 자체 웹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로코드 플랫폼을 통해 고객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씨티케이코스메틱스는 로코드 환경을 지원하는 세일즈포스 플랫폼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인 한경기획도 코로나19 기간 중 로코드로 디지털 플랫폼을 만든 바 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