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 트렌드에 탑승한다. 메타버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각 계열사에서도 플랫폼 도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의미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세를 보여 2035년 3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물의 숲 게임에 마련된 올레드 섬의 모습. / LG전자
동물의 숲 게임에 마련된 올레드 섬의 모습. / LG전자
10일 재계에 따르면,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미국 소재 가상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웨이브에 투자를 진행했다. LG 계열사는 이를 통해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웨이브는 존 레전드, 린지 스털링을 비롯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가상현실 기반 라이브 콘서트를 50차례 이상 기획해 진행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음반사인 미국의 워너 뮤직과 중국의 텐센트 뮤직도 각각 2021년과 2020년 웨이브에 투자했다.

기업형 벤처 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이끄는 곳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의 주요 회사 6곳이 출자한 4억2500만달러(4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LG전자는 2020년 12월 온라인 전시공간 ‘LG시그니처아트갤러리’를 개관한 데 이어 2021년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가상 전시관을 운영했다. LG시그니처아트갤러리에는 개관 이후 6개월 간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LG전자는 3월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공간에 ‘올레드(OLED) 섬’과 올레드의 자발광(自發光) 특성에서 착안한 ‘릿(LIT) 섬’을 만들어 올레드 TV의 강점인 4S를 소개했다. LG전자가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해 실시한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다.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도입한 메타버스 신입사원 교육장면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도입한 메타버스 신입사원 교육장면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입사원들의 교육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했다.

LG디스플레이의 200명에 달하는 신입사원은 역할수행게임(RPG) 형태의 메타버스 교육장에서 본인의 아바타로 동기들과 화상 소통을 하고, 릴레이 미션, 미니게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채용하는 900명쯤의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총 8차례에 걸쳐 메타버스 교육을 시행한다. 향후 사내 임직원 교육 및 채용 프로그램에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LG화학은 6월 21일부터 3일간 온라인 가상공간 플랫폼을 활용해 석유화학사업본부의 온라인 신입사원 교육 연수를 진행했다. LG이노텍은 5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조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