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손 잡나…세계4위 車 스텔란티스 선택에 쏠린 눈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7.12 06:00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8일(현지시각) 전기차 개발·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300억유로(41조원)을 투입해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다. 스텔란티스는 유럽과 북미에 총 5개의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설 계획이다. 배터리 협력사로 국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중국 CATL, BYD, 스볼트 에너지테크놀로지(SVOLT) 등 아시아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스텔란티스가 북미에서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삼성SDI가 K배터리 3사 가운데 미국 내 제조 공장이 없고,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삼성SDI는 이미 스텔란티스의 주요 브랜드 중 하나인 피아트(FIAT) 전기차 500e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서도 스텔란티스에 공급하는 배터리 팩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배터리로 각형과 파우치형을 혼용하기로 한 만큼, 미국 내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 참석한 모습 / 이광영 기자
1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임원들은 최근 스텔란티스와 긴밀히 만나 배터리 물량 수주와 합작사 설립에 관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도 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텔란티스가 북미 공장 건설 파트너사를 확보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 단계에 있으며, 삼성SDI가 3조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SDI가 미국 공장 설립에 나선 배경으로 지난해 7월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른 관세정책 변경이 꼽힌다. 미국 내 완성차업체들은 USMCA 협정에 따라 2025년 7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부품 비중을 75%까지 늘려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세 특혜를 받으려면 자동차 생산과정에 필요한 주요 소재부품 대부분을 북미 지역, 특히 미국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진행한 ‘EV 데이 2021’에서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스텔란티스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합작 투자 형태로 미국 공장 설립에 나설지, 아니면 독자적 제조시설을 갖출 것인지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특정 완성차와 해외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안정적인 물량 확보는 가능하지만 폭넓은 고객사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삼성SDI가 이해득실을 따져 미국에서 홀로서기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SDI는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해왔음에도 합작사 설립에는 신중을 기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GM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였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BMW를 비롯해 아마존, 포드자동차가 투자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들에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 진출과 관련해 합작사나 독자공장 건설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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