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탈퇴’로 일부 이용자를 잃었던 쿠팡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이전 수준으로 이용자 수를 회복했다. 외출자제와 재택근무가 다시 늘어나며 이탈 소비자가 쿠팡으로 복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벽배송 등 자체배송능력을 갖춘 SSG닷컴과 마켓컬리도 같은 기간 이용자 상승세를 보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 쿠팡
김범석 쿠팡Inc 의장 / 쿠팡
소비자들의 ‘쿠팡탈퇴' 움직임은 6월 17일 김범석 의장의 국내 쿠팡 이사진 사임 발표부터 시작돼,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중 실종된 故김동식(52) 구조대장의 사망이 확인된 19일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쿠팡의 신사업 쿠팡이츠에도 입점업체 점주 사망에 따라 시스템 문제가 제기되는 등 대형 악재가 겹쳤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된 쿠팡의 노동환경과 기업 윤리 문제가 덕평물류센터 소방관 순직 화재 사고로 폭발했고, MZ세대(1981~2010년생)을 중심으로 뚜렷해진 ‘가치소비'도 소비자들이 쿠팡에 등을 돌린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쿠팡탈퇴는 이용자 감소로 이어졌다. IGA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탈퇴가 불붙은 6월 19일 쿠팡 일일활성사용자(DAU) 수는 기존 1000만명대에서 200만명쯤이 증발한 801만명을 기록했다. 이후 6월 26일에는 790만명대까지 주저앉는 모양새를 보였다.

쿠팡이 이용자를 되찾기 시작한 것은 델타 변이로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800명대에 육박하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변경한 7월 1일부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7월 1일 쿠팡 DAU는 944만명으로 껑충 뛰었으며, 코로나 신규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돌파한 7월 6일에는 이전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한 966만명을 기록했다.

쿠팡에 따르면 이용자 수 회복에 따라 주문량도 폭증했다. 지역별로 배송이 지연되거나 상품이 조기품절되는 일도 다수 발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로켓·새벽배송의 편리함을 맛보면 이를 떨쳐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며 "자체 배송수단을 갖춘 SSG닷컴과 마켓컬리 매출도 거리두기 4단계에 맞춰 동반상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지적대로 SSG닷컴과 마켓컬리도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증가세에 맞춰 이용자 수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확인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됐던 7월 12일 SSG닷컴 DAU는 34만명으로 코로나 확산이 진정세를 보였던 6월 17일과 비교하면 14.8% 증가했다. 새벽배송 선두주자 마켓컬리는 더 큰 증가세를 보였다. 7월 12일 마켓컬리 DAU는 53만명으로 6월 17일 대비 43.9% 증가세를 나타냈다.

SSG닷컴에 따르면 주문 마감률은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전 80%중반에서 격상 후 90% 중반으로 상승했다. 마켓컬리는 4단계 격상 전후시점에 해당하는 7월 9~13일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