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4대 거래소 실명계좌 제한 주문 불가”

조아라 기자
입력 2021.07.15 19:17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을 상대로 주요 4개 가상자산 거래소에만 실명계좌를 발급하라고 주문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기존 언론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한 특정금융법(이하 특금법)에 명시된 신고수리 절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15일 금융위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자산 거래소 4곳에만 실명계좌를 발급하도록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금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은 은행이 해당 사업자에 대해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자금세탁위험 평가를 해 개설여부를 결정한다"며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알렸다.

앞서 업계에는 금융위원회가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관계자들과 비공식 회동을 한 자리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4곳 외에 추가 발급을 자제하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내용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알려지면서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특금법에 따르면 원화마켓을 운영하려는 가상자산 거래소로 하여금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신고수리가 가능하다. 4대 가상자산 거래소를 제외한 곳들은 오는 9월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계좌를 위한 위험평가를 통과했다는 확인서를 받지 않으면 원화마켓을 닫거나 폐업을 해야한다.

금융위 핵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에 특정 가상자산 거래소에만 실명계좌를 발급하라고 주문한 일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은행은 자체 기준으로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자금세탁위험을 평가하고 실명계좌 개설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명계좌 발급 여부는 은행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긴다는 게 특금법의 내용이다"라며 "일정 사업자에만 라이선스를 주라고 주문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금융위 입만 바라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이 추가 실명계좌 발급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실명계좌 발급에 부정적인 발언을 이어오면서, 업계에는 정부가 기득권을 보호하려 한다는 우려가 계속됐다. 이번 비공식 실명계좌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면서 한 차례 파장이 인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적인 자리에서 나온 의견이라도 사실상 행정지침과 다름없는 영향력을 가진다"며 "사무관 개인의 의견이라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신고수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고수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언행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러한 말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통상 있었지만 꾸준한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는 점은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수리 과정에 금융당국이 법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지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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