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사업자 위메이드]③ 빗썸 인수 첫발…경영 참여·실적 개선 효과

조아라 기자
입력 2021.07.21 06:00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오랜 숙원사업인 빗썸 인수의 첫 발을 뗐다. 위믹스 토큰 기반의 블록체인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주요 참여자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낙점했다. 다만 인수 자금이 부족하고 지배구조가 복잡해 빗썸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2대 주주 지위를 약속받는 것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현국 대표는 이를 계기로 빗썸의 경영권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의지를 내비쳤다.


부족한 유동성…위믹스 활용 ‘위험’

위메이드는 빗썸 인수의 유력한 잠정 원매자였다는 점에서 이번 비덴트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위메이드는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이 소유한 지분을 두고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 지분율은 65%, 인수가는 약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업계는 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유동성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1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 806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589억원 대비 37% 가량 늘었지만 빗썸을 인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발행한 위믹스 토큰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위메이드가 빗썸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위믹스 토큰이 70% 이상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원에 육박했다. 빗썸을 인수하기 충분한 규모지만 발행사가 자사 코인을 내다 팔아 유통 물량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 수 있는 만큼 코인 활용은 불가능한 카드로 여겨졌다.

장현국 대표에 따르면 현재 위메이드는 7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1200억원의 순현금에서 빗썸 인수를 위해 쓴 500억원을 뺀한 값이다. 아울러 장 대표는 빗썸 인수를 위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7월 20일 현재 빗썸에서 거래되는 위믹스의 시가총액은 17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경영권 분쟁·규제리스크 회피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부담으로 작용, 장현국 대표가 비덴트 우회투자를 선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빗썸의 주주는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티사이언티픽(구 옴니텔)·위지트, 그리고 이 전 의장과 그의 우호 지분으로 구성된 디에이에이(DAA)·BTHMB홀딩스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 중 이 전 의장을 제외하고 명확한 주주 구성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버킷스튜디오와 위지트의 최대주주는 각각 이니셜1호펀드와 비상장사인 제이에스아이코리아로 최대주주 확인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오너 리스크에 따른 규제 위험도 피해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 전 의장은 지난해 3월 비티원으로부터 불공정 주식거래 혐의로 고발을 당한 데 이어 BXA 토큰 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재훈 전 비덴트 대표, 그리고 빗썸 인수를 추진했던 김병건 BK 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장 대표는 1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비덴트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비덴트가 보유하고 있는 빗썸 때문"이라면서도 "빗썸의 주주관계가 여느 회사와 달리 굉장히 많은 주주들이 참여하고 있고 다단계 형식으로 돼있다. 보통의 인수합병(M&A)은 대주주 주식만 인수하면 인수가 완료되는 간단한 형식이라면 빗썸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경영권 확보와 지분법 이익 두마리 토끼 가능

위메이드는 비덴트 투자로 빗썸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빗썸 경영에 일정 부분 참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빗썸이 지금처럼 수익만 내준다면 쏠쏠한 지분법 이익을 챙겨 실적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위메이드가 획득할 비덴트 지분율은 약 11%다. 빗썸이 올해 1분기와 같은 수준의 매출을 낸다면 위메이드는 비덴트를 통해 약 100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128억원, 순손실 184억원을 기록한 위메이드 입장에서 빗썸이 효자노릇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빗썸은 매출 2223억원, 순이익 2502억원을 기록했다. 비덴트는 빗썸 덕에 영업적자 6억원을 기록하고도 1153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챙겨 순이익 973억원을 냈다.

장 대표는 빗썸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비덴트 지분을 계속 늘릴 전망이다. 장 대표는
"이제 빗썸에 대해 (투자)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제휴든 경영 참여든 추가 투자든 (지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