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의 라면값 인상에 식품업계 주가가 들썩인다.

15일 라면값 인상 발표와 함께 오뚜기를 필두로 농심·삼양식품 등 관련주가 동반상승했다. 반면, 여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빙과류 대장주인 빙그레와 롯데푸드·롯데제과 주식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주류업계 주가도 코로나19 재확산에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진라면 / 오뚜기
진라면 / 오뚜기
오뚜기는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에 라면값을 평균 11.9% 인상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밀가루와 팜유 등 식품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도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라면값 인상 결정에 따라 8월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라면값 인상 발표에 오뚜기 주가는 급상승했다. 52만원대였던 오뚜기 주가는 15일 라면값 인상 발표에 맞춰 56만원대로 껑충뛰었다.

라면값 인상에 주가가 뛰어 오른 것은 오뚜기만이 아니다. 대표 라면업체로 평가받는 농심과 국내 라면 3위 삼양식품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농심은 30만8000원선에서 16일 33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삼양식품도 8만9000원선에서 16일 9만7700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식품업계는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이 식품업계 가격인상 신호탄이 됐다고 평가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오뚜기는 라면을 필두로 모든 식품군에 걸쳐 공격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했던 업체다"며 "13년간 가격 인상을 억제해온 오뚜기가 빗장을 푼 것은 식품업체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인상 바람이 식품업계 실적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에 CJ제일제당 등 종합식품기업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CJ제일제당 주가는 15일 44만8000원에서 19일 47만6500원으로 오른 뒤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여름을 성수기를 맞아 주가가 올라야 할 주류와 아이스크림은 오히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은 주류업계 대장주 하이트진로에 악재로 작용했다. 백신 보급으로 6월초 하이트진로 주가는 주당 4만원까지 상승했지만 6월말부터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에 맞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1일 기준 3만5000원대로 주가가 내려왔다.

코로나19 재확산에 하이트진로는 대표 맥주제품인 ‘테라' 캔제품 가격을 오히려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가정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테라 500㎖캔을 15.9% 인하해 가정 시장 공략을 강화해 침체된 영업용 수요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월중순 16만7000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21일 13만8000원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아이스크림 대장주인 빙그레의 경우 6월중순 6만6000원대를 정점으로 7월 21일 6만2000원 등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경쟁사인 롯데푸드는 최근 1개월 주가 그래프에서 47만3000원에서 43만7000원으로 하향곡선을 보였다.

식품업계는 아이스크림 주가는 초여름보다 늦은여름에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빙그레 등 아이스크림 관련주는 초여름을 시작으로 천천히 올라 여름이 끝날무렵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