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미래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에 나선다.

영상 속 인물 포함해 왼쪽부터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토토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코퍼레이션 CEO / 현대차
영상 속 인물 포함해 왼쪽부터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토토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코퍼레이션 CEO / 현대차
29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에 1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양사와 인도네시아 정부 간 3자 투자협약은 28일 오후 진행됐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참석했고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도 온라인 화상으로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투자협약 체결에 앞서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투자협약을 통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공장 설립에 약 11억 달러(한화 1조1700억원)를 투자한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인 국가다. 정부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아세안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 예정지역은 인도네시아 산업 중심지인 카라왕이다. 카라왕 노동부의 ‘서부 자바 연감’등에 따르면, 2018년까지 카라왕에 산업용지로 조성된 부지는 1375만6358㏊다. 6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 공장을 포함해 총 1760개쯤의 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공장 지분 50%씩 보유한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총 33만㎡의 부지로, 생산규모인 10기가와트시(GWh)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쯤 양이다. 양사는 법적 절차를 거쳐 3분기 중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한다. 4분기에 합작공장 착공에 나서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한다. 2024년 상반기 내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해 고함량 니켈과 코발트·망간에 알루미늄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 E-GMP 플랫폼에 탑재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성공적인 합작공장 설립과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확대 지원 차원에서 일정 기간 법인세와 합작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약속했다.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 인센티브 제공도 준비된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양측은 이번 합작공장 설립을 계기로 아세안 시장 공략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강력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지난 10년 넘게 이어온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을 오랜 기간 축적된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품질관리 역량과 합쳐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완성차 그룹 간의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며 "향후에도 양측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