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LG화학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LG전자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 산하 화학·전자재료(CEM) 사업 부문을 5250억원에 인수하는 영업 양수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생산 설비와 해당 사업 부문 인력 등 유무형 자산 전부다.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LG화학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LG화학
LG전자 CEM사업부는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하며 청주, 중국 항저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국내외 임직원 800명은 전원 고용이 유지된다.

LG화학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LG전자 분리막 인수로 기존 양극재, 음극 바인더, 전해액 첨가재, 탄소나노튜브(CNT) 분야 사업과 더불어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분리막 사업을 수년 내 조단위 규모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SRS®(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분리막의 내열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코팅 기술 등도 추가로 확보했다.

LG전자 CEM 사업부는 세계 최고 속도로 분리막을 코팅할 수 있는 가공 역량 등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이차전지용 분리막 시장은 올해 4조1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11조 원으로 규모로 연평균 27.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양극재 사업은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 착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양극재 생산 능력은 지난해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난다.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은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광산업체와 합작법인(JV)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 보유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양극재,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의 제품에는 선제적으로 R&D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기술을 차별화하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전지 소재 시장에서 성능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한 소재 혁신 요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시장 성장세에 대응해 CNT 생산 규모도 올해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 완료했다. 연내 3공장도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LG전자 분리막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소재 사업의 밸류 체인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성장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