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동조합이 최인혁 전 네이버 COO의 ‘전 계열사’ 대표 해임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최 COO가 사전에 인지했다는 사실을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 재확인됐지만, 여전히 최 COO는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 직위를 유지하고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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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전(全) 계열사 사원을 대상으로 최인혁 COO 해임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최인혁 COO가 여전히 네이버는 물론 네이버파이낸셜과 해피빈재단에서 대표이사 직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8월 8일까지 서명운동을 진행한다"며 "서명 내용 등을 바탕으로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요청도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이다. 기관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노조는 또 ‘노사 공동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단체교섭권도 행사할 계획이다. ‘직장 내 갑질' 사건이 재발할 경우, 노사가 공동으로 함께 조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5월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네이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사망한 A씨는 직속 상사인 책임 리더(임원급)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인 언행을 겪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압박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와 한성숙 대표를 근로기준법 등 위반 혐의로 송치하고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네이버 노조는 "검찰 송치는 네이버뿐 아니라 IT업계 내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안의 엄중함을 시사한다 생각한다"며 "노동조합은 검찰 차원에서도 철저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 믿으며 조합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그 동안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및 다수 채널을 통해 회사에 신고된 건의 경우 신고자·피해자의 의견을 들어 가능한 조치를 취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복수 노무 법인의 전문적인 조사와 검토 결과에 따라 객관적으로 조치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네이버 경영진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조사 진행이나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향후 추가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