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나트륨·LFP’ 투트랙 전략으로 K배터리 압박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8.04 06:00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이 리튬 소재 보다 저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투트랙 체제로 글로벌 선두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가격과 안전성 등을 이유로 CATL의 배터리를 선호하는 글로벌 완성차가 늘고 있어 K배터리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쩡위췬 중국 CATL 회장이 7월 29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 CATL
CATL는 최근 자체 개발한 1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공개했다. CATL은 이 배터리가 나트륨을 핵심 소재로 하기 때문에 리튬 기반 배터리와 달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밀도는 ㎏당 160와트시(Wh) 수준이다. 배터리 80%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분 정도로 빠르다. CATL은 영하 20도에서 에너지 밀도가 90% 이상 유지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50%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CATL은 제조 공정을 통해 저밀도 단점을 보완할 것이며, 단계적으로 ㎏당 200Wh 이상의 차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에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밸류 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CATL의 현재 주력 제품은 리튬과 인산 철을 배합한 리튬인산철(LFP) 각형 배터리다. 이 제품도 K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다. 코발트와 니켈 등이 들어가지 않아 양산력과 안전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CATL의 LFP 배터리는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3에 탑재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자사 전기차 원가를 낮추기 위해 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중국 CATL이 공개한 나트륨이온 배터리 / CATL
국내 학계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는 음극 소재가 개발된 사례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4월 19일 에너지저장연구단 김상옥 박사팀이 리튬배터리에 상용화 된 흑연 음극 소재보다 1.5배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고, 충·방전을 200회 반복해도 성능 감소가 전혀 없는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주행거리 등 성능 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월등한데 시장성과 성능이 떨어지는 배터리 개발에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보다 40%쯤 저렴한 비용이 강점이지만 주행거리를 보장하지 못해 저가 전기차 적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충전 시간 단축이나 저온 특성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도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와 독일 완성차가 그동안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잇따라 적용한 것은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며 "국내 배터리 기업이 비슷한 저가 배터리 개발에 나서기 보다는, 더 월등한 성능을 가진 제품으로 경쟁 우위에 서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NCMA 배터리 / 이광영기자
K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에서 가격이 비싼 코발트 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차세대 제품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제품인 NCM 배터리의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하고, 코발트는 줄인 ‘NCMA 배터리’를 하반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하반기 양산하고, 궁극적으로 니켈 비중을 94%까지 높일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을 90%까지 높인 NCM9 배터리를 2022년부터 양산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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