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가보자고] ③ 초창기 주도권 싸움 '게임 vs 포털'

박소영 기자
입력 2021.08.04 06:00
내 얼굴을 촬영해 똑 닮은 아바타를 만든다. 뭔가 허전하다. 아바타를 꾸미기로 결심했다. 디지털 상점에 들어가니 현실에서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이 단돈 몇 백원이다. 가지고 있던 디지털 화폐를 털어 명품을 구입해 아바타를 꾸몄다. 부족한 자금은 직접 만든 콘텐츠를 다른 이용자에게 팔아 충당한다. 지루해질 틈 없이 다른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로 가상세계에서 함께 게임을 한다.

네이버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이야기다. 게임에서 디지털 경제 활동이 이뤄지고 제작자가 아닌 일반인 이용자가 콘텐츠를 제작한다. 한마디로 ‘돈’이 된다는 얘기다. 이를 이유로 가상세계에서 게임을 하지만 메타버스는 더이상 게임사만의 영역이 아니게 됐다. 플랫폼 기업부터 금융사까지 전 산업이 탐내는 미래 먹거리 시장이 된 것이다. 게임업계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주한 이유다.

/네이버 제페토
국내 초기 시장 네이버 등 ‘포털’이 장악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 포털, 유통 등 각종 산업에서 각 기업이 메타버스 개발에 주력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1년 307억달러(약 34조)에서 2024년 2969억달러(약 329조)까지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메타버스가 돈이 된다는 뜻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일찌감치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2018년 출시한 제페토는 6월 말까지 누적 2억명의 이용자 수를 보유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제페토의 성공 요인은 소비자 반응에 따른 서비스 보수와 매주 3~4회 업데이트 되는 신속한 서비스 개선이다. 업데이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개발해 사용하거나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플랫폼 이용자끼리 대안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 흥행에 기여했다.

제페토의 성공에 업계 일각에선 거대 플랫폼 기업이 메타버스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속성에 따라 승자독식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 의견도 있다. 메타버스 시장이 아직 초창기인 만큼 누가 대세에 오를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플랫폼 내 트래픽 유입, 록인(Lock-In)을 위한 콘텐츠의 지속 제공 여부가 메타버스 산업의 성공여부를 가를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후발주자인 게임사, 개발력으로 승부

포털에 대항해 게임사들 역시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기존 게임 개발력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게임 내 즐길거리에 대한 노하우 등에 기반해 메타버스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

국내 게임사 중 메타버스 게임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위메이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메이드의 최종 목표를 글로벌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이라고 꼽았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세상에서 펼쳐질 디지털 경제를 위해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현재 대부분의 투자 자금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공들인다. 최근 장 대표는 빗썸 투자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글로벌 출시를 앞둔 ‘미르4’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게임을 더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영화 ‘승리호’에 컴퓨터 그래픽과 시각 특수효과를 담당한 기업 위지웍스 스튜디오에 투자했다. 모회사 게임빌도 메타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빌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13% 인수했다. 이용국 게임빌 대표는 "메타버스로 보다 확장된 게임 경제 창출을 도모하겠다"며 "가상자산 플랫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신규개발본부가 로블록스와 유사한 플랫폼 ‘프로젝트 모드(MOD)’를 개발하고 있다. 로블록스와 유사하게 전문가가 아닌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본부 부사장은 "가벼운 게임은 극단적으로 가볍게, 깊이 있는 게임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라고 프로젝트 모드를 설명했다.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메타버스 기반 모바일 게임 ‘도깨비’ / 펄어비스
펄어비스는 내년에 출시할 신작 ‘도깨비’에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펄어비스 최초의 메타버스 게임으로 도깨비를 꼽았다. 그는 메타버스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트렌드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며 도깨비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임사들의 속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제는 세대를 아우르는 킬러 콘텐츠가 나와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콘텐츠는 MZ세대 위주의 즐길거리만 내놨기 때문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교수)은 "코로나19가 마무리 되고 사람들의 오프라인 활동이 늘어나면 메타버스 산업 자체에 대한 거품도 꺼질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미디어그룹의 IT 전문 매체 IT조선은 메타버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메타버스 웨비나를 개최한다. 8월 1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이해하고 최근 트렌드를 파악해 디지털 시대를 앞설 수 있는 자리다. 메타버스 중심의 시장 변화 흐름에 맞춰 국내외 기업 현황과 미래 전망 등을 조망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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