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는 원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지분은 50%씩 나눠갖고 있었는데, 최근 미국 본사는 지분을 전량 신세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에 넘겼다. 연간 매출 2조원 시대 개막을 목전에 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지분을 넘긴 후 이익이 적지 않겠냐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스타벅스는 지분 인수 후에도 상당한 수익을 가져간다. 브랜드 이용에 따른 로열티는 총 매출의 5%에 달하고, 추가적으로 원재료 판매에 따른 수익 규모도 상당하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1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미국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경영성과에 따른 배당금을 받지 않더라도 큰 손실이 아닌 셈이다.

한국 스타벅스 22주년 기념 상품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한국 스타벅스 22주년 기념 상품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미국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추가 지분 확보로 신세계그룹은 기존 보유 지분 50%를 포함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67.5%를 손에 쥐었다. 미국 스타벅스의 잔여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GIC)가 인수했다.

미국 스타벅스는 그간 50% 지분을 바탕으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로부터 배당금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2019년 200억원, 2020년 300억원의 경영성과 배당금을 미국 스타벅스와 신세계 이마트에 각각 지급했다.

한국 스타벅스 시장 규모는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매장 수는 한국이 미국(8791)·중국(4123)·일본(1379) 다음으로 많은 1334개다. 스타벅스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미국·중국·일본을 빼고 라이선스 계약 형태로 운영되는 지역 중에서는 한국이 단연 톱(Top) 클래스다.

시장 규모만큼 미국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얻어가는 로열티 규모도 크다. 한국 스타벅스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연간 매출 중 5%를 로열티로 지불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스타벅스가 미국 스타벅스 계열사인 SBI네바다(​​SBI Nevada Inc)에 지급한 로열티는 2019년 934억원, 2020년 716억원에 달한다.

한국 스타벅스 매출 성장에도 2020년 로열티가 낮은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로열티 일부를 감면해 주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고공 성장 중이다. 2010년 2416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1조9284억원으로 2조원 시대 개막을 앞뒀다. 올해 한국 스타벅스가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경우 미국 스타벅스가 얻는 로열티는 1000억원이 넘는다.

미국 스타벅스는 로열티 외에도 원재료 판매를 통해 한국에서 수익을 얻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국 스타벅스가 미국 스타벅스에 원재료 매입 항목으로 지불한 금액은 2020년 기준 1123억원에 달한다.

보고서를 토대로 추정하면 2021년 미국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2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미국 스타벅스가 한국 스타벅스 50%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은 금액이 1조3550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지분 매각을 통해 큰 돈을 얻고도 한국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추가 확보는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마트가 한국 스타벅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경영·운영 자율성도 확보할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받게될 배당금은 기존 300억원에서 400억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