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뚜렷 K배터리 3사, 공격적 투자로 퀀텀점프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8.05 06:00
국내 배터리3사가 올해 2분기 뚜렷한 실적개선 흐름을 보였다. 미국·유럽에서 생산능력 확대와 배터리 소재 부문 투자를 지속하고 기업공개(IPO), 사업분할 전략을 통해 세계 배터리 패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제1 배터리 공장 ‘얼티엄 셀즈’ / LG에너지솔루션
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 선전에 힘입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 2조23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0.2% 증가했다.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1310억원, 영업이익 8152억원을 기록했다. 전방 산업 수급 및 고객 수요 차질 등에 따른 영향이 있었지만,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분쟁 합의금 1조원을 영업이익으로 처리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지속 확대해 올해 150GWh, 2025년 430GWh까지 늘릴 방침이다. 2019년 GM과 각각 1조원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완공을 앞뒀다.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주에 GM과 합작한 35GWh 규모의 제2공장을 설립하는 등 미국서 6조원이 넘는 투자를 이어간다. 인도네시아서도 현대자동차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 잔고를 세계 배터리 회사 중 최고 수준인 180조원 규모로 유지하고 있다.

LG화학은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탈바꿈을 목표로 2025년까지 소재 부문에 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 분리막 사업의 생산 능력은 연간 10억㎡이다. 분리막에 쓰이는 초고분자형 PE(폴리에틸렌) 시장 확대에 대응해 PE 자체 양산을 심도있게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2026년 첨단소재 부문 매출을 12조원으로 전망하며, 이 중 전지 소재 매출을 8조원으로 예상했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 삼성SDI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흑자 전환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매출 3조3343억원, 영업이익 295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다.

1분기 대비 중대형 전지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띄었다. 자동차 전지는 유럽 주요 고객향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분기 흑자 전환했다. ESS는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삼성SDI는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신규 배터리 공장 신설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2025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발효에 따라 미 현지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손 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7월 27일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3대축으로 바이든 정부 들어 친환경 정책과 함께 인프라 투자도 강화되고 있어 배터리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USMCA 발효로 2025년부터 전기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역내 생산이 불가피해 자사도 시기적으로 늦기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이미 스텔란티스의 주요 브랜드 중 하나인 피아트(FIAT) 전기차 500e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서도 스텔란티스에 공급하는 배터리 팩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배터리로 각형과 파우치형을 혼용하기로 한 만큼, 미국 내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를 리비안 외 신규 고객과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원형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 중에는 테슬라도 포함돼 있다.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 공급 물량은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향후 해외 신규 거점은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해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원재료 수급 안정화 노력도 기울인다. 삼성SDI는 "헝가리를 중심으로 양극재에서 동박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공급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원가절감과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리사이클링 전문업체와 국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하고 있고, 이를 해외 사업장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충청북도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전경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유가·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과 배터리 판매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2분기 매출액 11조1196억원,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2020년 동기 대비 매출은 3조9877억원(55.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628억원 늘어 흑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합작공장을 2025년 가동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드와 배터리 합작사 상업 가동 시기는 2025년으로 예상된다"며 "포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전기차로 생산하기 위해 24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협력관계를 고려하면 추가로 180GWh 규모의 협력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Exploration&Production) 사업을 각각 독립 회사로 분할한다.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배터리 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는 7월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의 현재 수주 잔고 ‘1테라와트 +알파(α)’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글로벌 선두권으로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법인의 향후 기업공개(IPO) 시행에 대해 "분할 결정의 목적 중 하나는 향후 투자재원 조달 필요 시 적시 조달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지만 방안·시기·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며 "자체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OCF)이나 JV 파트너와 투자 분담, 투자 지역국 정부에서 받는 인센티브의 활용, 일정 수준의 차입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투자 리소스를 확보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을 만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중국공장은 이르면 3분기 말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 중국 공장은 스테이지 1·2가 상업 가동을 시험하는 단계에 있으며, 매출액에 본격 기여하려면 9~10개월 정도가 지난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가 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및 6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의 독주가 이어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1위 탈환을 위해 맹추격하고 있다. 1~6월 중국 CATL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사용량은 34.1GWh로 전년 동기(10.2GWh)보다 234.2% 늘었다. CATL의 점유율은 29.9%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사용량 28GWh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24.5%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5.9GWh로 전년 동기(2.9GWh) 대비 107.3% 늘었지만 점유율은 6.4%에서 5.2%로 하락했고, 순위도 한 계단 내린 5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3GWh에서 5.9GWh로 162.3% 늘었다. 점유율은 5.0%에서 5.2%로 6위를 유지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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