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랜섬웨어 피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국가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을 확대하고 소프트웨어(SW) 공급망 보안을 강화한다. 중소기업 데이터 백업 지원과 산업 및 국가 간 랜섬웨어 정보공유에도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랜섬웨어 대응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5일 제4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경제중대본, 경제부총리 주재)에서 발표했다.

랜섬웨어 대응 전략 / 과기정통부
랜섬웨어 대응 전략 / 과기정통부
이번에 발표한 ‘랜섬웨어 대응 강화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부는 정보보호 대책 수립과 이행 의무가 주어지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이하 기반시설)에 정유사(공정제어시스템), 자율주행 관제시스템 등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기반시설 확대를 위한 절차를 추진한다.

기반시설 보호대책에는 랜섬웨어 예방을 위한 ‘백업시스템 구축’, ‘업무지속계획’ 등을 포함하도록 하고, 기반시설에 대한 긴급점검과 모의훈련을 확대한다. 정부가 기반시설에 대한 현장점검과 취약점 개선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기반시설의 공급망 보안을 위해 기반시설에 설치된 SW·시스템의 개발사 등에 대한 보안 점검체계를 구축하고, ‘SW 개발보안 허브’(판교)를 통해 SW·솔루션의 설계부터 유통까지 개발 전주기에 대한 보안강화를 지원한다.

연구기관의 사이버보안 제고를 위해서 정부출연연구원과 4대 과학기술원에 연구‧개발용 서버를 상시 점검·분석할 수 있는 자가진단시스템을 적용하고, 모의 침투훈련을 강화하는 등 강화된 보안대책을 수립해 추진한다.

중소기업 보안역량 지원도 강화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데이터 백업, 보안솔루션 설치 등에 대한 보안인식이 부족하고, 보안체계를 구축할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보호 지원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

중소기업 데이터금고 지원 이미지 / 과기정통부
중소기업 데이터금고 지원 이미지 / 과기정통부
랜섬웨어 사고 시 기업의 업무 중단과 데이터 유실을 예방하기 위해데이터 백업(이중화)은 필수적이다. 과기정통부는 그간 민간에서 요구가 높았던 데이터 백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데이터금고’를 보급할 계획이다. ‘데이터금고’를 통해 데이터 백업뿐만 아니라 데이터 암호화, 데이터 복구까지 지원한다.

보안체계 구축 여력이 부족한 영세·중소기업 대상으로 보안 솔루션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며, 보안솔루션은 ▲메일보안SW ▲백신 ▲탐지·차단SW 등 ‘랜섬웨어 대응 3종 패키지’ 형태로 지원된다. 이번 정부지원과 별도로 민간 보안업계(11개)에서도 영세기업 대상으로 무료로 보안솔루션을 지원하는데 동참하기로 했다.

8~49세 대상으로 본격화되는 ‘코로나 백신 접종’의 안전한 진행을 위해, 접종의원을 대상으로 안티 랜섬웨어 SW를 무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비대면 환경이 활성화되면서 일반국민들에 대한 랜섬웨어 위협도 증가한다. 이에 정부는 ‘내 PC 돌보미 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이 사용하는 PC와 IoT 기기가 랜섬웨어에 취약한지 여부를 원격으로 점검하고 개선을 지원한다. ‘최신 보안 패치 적용’, ‘중요한 자료 정기적 백업’ 등 국민들의 랜섬웨어 예방을 위한 수칙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속 홍보할 계획이다.

전 주기 대응

랜섬웨어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랜섬웨어가 탐지되거나 해킹사고 피해가 발생 시에 정보공유-피해지원-범죄수사 등 사고대응 전주기에 걸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민간(C-TAS)과 공공(NCTI)의 사이버위협 정보공유시스템과 의료·금융 등 분야별 정보공유분석센터(ISAC)를 유기적으로 연동(2022년)하고, 제조·유통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의 사이버위협 정보공유 시스템 참여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웹사이트(2만 여개)에서 탐지한 위협정보와 국외에서 수집한 위협 정보를 민간과 공유해나갈 계획이며, 주요국의 인터넷 보안기관(CERT), 사이버보안 협의체(한미 사이버워킹그룹 등)를 통해 국가 간 랜섬웨어 정보공유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역 기업의 경우 피해가 발생해도 신속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정보보호센터(10개)를 활용해 ‘전국단위 피해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 랜섬웨어 피해가 발생해도 인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현장에 파견해 피해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해킹조직 모니터링과 수사도 강화한다. 다크웹 모니터링으로 해킹조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다크웹 상에 노출된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은 관계부처와 신속히 공유해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지원한다. 경찰청·시도경찰청의 사이버테러수사대(팀) 내에는 랜섬웨어 전담 수사체계를 구축해 랜섬웨어 공격에 엄정 대응한다.

랜섬웨어 대응 강화방안 인포그래픽 / 과기정통부
랜섬웨어 대응 강화방안 인포그래픽 / 과기정통부
끊임없이 진화하는 랜섬웨어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력 확보와 체계적인 사이버보안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다양한 랜섬웨어를 보다 빠르게 탐지·차단할 수 있는 기술과 복구 기술(현재는 극히 일부 복구도구만 존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해킹조직 근원지 및 가상자산 흐름 추적 기술 개발을 통해 랜섬웨어 범죄수사 역량도 강화한다.

공공‧민간 분야별로 규정된 사이버보안 법제도를 체계화하는 ‘(가칭) 사이버보안기본법(이하 기본법)’ 제정도 추진한다. 기본법에는 ‘기본계획 수립’, ‘정보공유 등 민·관 협력체계 강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관리 강화’ 등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된 ‘사이버보안 영역’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을 담을 계획이다.

다양한 랜섬웨어 대응 역량 결집을 위해, 현재 수도권 보안기업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랜섬웨어 대응 협의체’에 연구기관, 지자체, 지역중소기업 등의 참여 확대도 추진한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이버보안은 끊임없는 창과 방패의 레이스로 단 한순간도 주의를 늦춰서는 안 되며, 한번의 랜섬웨어 공격이 사회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랜섬웨어 대응 강화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해 국민‧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