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주무부처로

김평화 기자
입력 2021.08.08 12:00
구글이 자사 앱마켓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앱 결제가 가능하도록 강제하면서 정부와 국회가 제동을 걸었다. 일명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뒀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번 개정안을 지원하면서 향후 앱마켓 불공정 행위를 시정하는 주무부처로 역할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방통위 현판 / IT조선 DB
전기통신사업법 신설조항 통해 인앱결제 강제 금지

방통위는 최근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통과함에 따라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법안 취지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과방위에 발의된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 관련 여섯 개 법안을 통합한 결과물이다. 홍정민, 박성중, 조승래, 양정숙, 허은아, 조명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담았다. 앱마켓 실태조사 근거와 분쟁 조정 대상을 법안에 명시하고, 제50조 제1항의 제9~13호를 신설해 앱마켓 사업자의 금지행위 유형을 담았다.

이번 신설된 금지조항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스토어 등 앱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사에 인앱결제 등의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부당한 심사 지연이나 콘텐츠 삭제 행위 등도 제재 목록에 있다. 그밖에 차별적인 조건 제한을 부과하는 것도 금지다.

방통위 측은 "앱마켓 등의 플랫폼 시장은 일반 시장 형태가 아닌 양면 시장적 성격을 지닌다. 정보통신 영역에서 나타나는 고유 특징이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특별한 시장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일반법이 아닌 특별법으로서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구체적으로 규율될 필요가 있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의 제9~13호는 특별법인 전기통신사업법에 불공정 행위 유형을 열거해 규율한 것이므로 앱마켓 사업자에게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시그널을 줘 사전적으로 금지 행위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과방위에 발의됐던 6개 법안과 이를 통합해 추진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신설조항 내용 / 방통위
방통위 "공정위 소관 일반법보다는 특별법 성격의 전기통신사업법 필요"

방통위는 현재 전기통신사업법과 하위법령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의 불공정 경쟁과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 모두를 금지하고 있다. 이때 전기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로 구분된다. 모바일 콘텐츠 등의 거래를 중개하는 앱마켓 사업자는 이중 부가통신사업자에 속한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의 보호 대상인 이용자를 최종 이용자(콘텐츠 소비자)로만 대상을 국한하지 않는다. 이용 사업자(콘텐츠 사업자)와 최종 이용자 모두를 보호 대상으로 규율해 사업자 간 발생하는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한다.

방통위는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에서도 이같은 역할에 나선다. 앱마켓 실태조사와 시정 권한을 맡는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중복 규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이번 사안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근거해 세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방통위 측은 "공정위 소관의 일반법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반독점, 반경쟁을 규율한다. 반면 산업부처 소관 법은 특정 산업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해 구체적인 규율체계를 확보한다"며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 사업자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면서 이용자 이익 저해를 금지함으로 일반법의 특별법적 성격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의 구체적인 행위 규제까지 공정거래법으로 담기에 어려움이 있고, 이를 행위 유형별로 소관을 분리하는 것 또한 곤란하다"며 "만일 콘텐츠 사업자와 이용자 입장에서 일부는 방통위가, 다른 일부는 공정위가 분리하여 담당하게 되는 경우 집행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불이익이 발생했을 때 구제를 각각 기관에 의뢰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구글 사이트 이미지 / 픽사베이
방통위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통상 문제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자칫 국제 통상 이슈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이번 개정안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 등 미국 기업을 불리하게 대우한다는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다.

방통위 측은 법률 자문 결과, 이번 개정안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독점 행위를 전기통신사업법에 구체화한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의 규제 적용 대상과 방식이 국내외 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있기에 FTA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설명도 더했다.

방통위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문제의 심각성이 큰 만큼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개정안 지원에 나선다.

진성철 방송지원정책과장은 "구글이 인앱결제 시스템과 관련해서 최근 6개월 조건부 연기를 논하며 2022년 4월 1일 시행한다고 했는데, 살펴보면 완전한 연기가 아니다"며 "앱 사업자가 인앱결제 사용 연기 심사를 받아서 통과한 업체만 내년 4월까지 유예되는 상황이다"고 계속 문제가 이어지고 있음을 짚었다.

이어 "현재 방통위는 이번 법안 추진을 지원하는 상황이다"며 "법안 추진과 별개로 2020년 10월부터 인앱결제 관련 실태점검을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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