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줄 서평] 김재필의 'ESG 혁명이 온다'

우병현 기자
입력 2021.08.09 09:00
ESG가 산업계 핫이슈로 떠올랐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합니다. 압축하면 ESG는 지구를 위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 이익을 추구하고, 법과 윤리를 지키는 경영을 하자는 것입니다.

ESG는 그리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SDG), 사회적 책임(CSR/CSV), 탄소 제로 등 그동안 등장했던 여러 개념을 합친 개념입니다.

세계 산업계가 올해 들어 ESG에 주목하는 것은 크게 돈과 규제 때문입니다.

먼저 블랙록 같은 세계 최대 투자사가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하자 큰 손들이 블랙록을 따라가면서 돈이 ESG테마에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규제 측면에서 EU와 미국이 탄소 국경세와 같은 강력한 규제를 법제화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국내 산업계는 ESG를 더 이상 때 되면 등장하는 기업 압박용이라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또 선택 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필수 사항입니다.

‘ESG 혁명이 온다'(김재필)은 ESG를 쉽게 전달하는 입문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계, 투자업계, ESG리딩 업체 사이에서 공유된 ESG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중에서 ESG경영을 측정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ROESG 모델을 담은 5장을 소개합니다.

10줄 요약 5장_ESG는 비용인가, 투자인가 편

1. 경영자 입장에서 ESG를 도입할 때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은 비용으로 보느냐,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로 보느냐이다. 일반적으로 ESG 관련 지출은 대부분 비용으로 인식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 관점에서 ESG 도입의 중요성은 인지하면서도 당장의 재무제표 상에는 그 효과가 바로 가시화되지 않기에 ESG 도입을 주저하는 CEO들이 적지 않다. 이런 허들을 해소하기 위해 ESG를 비용이 아닌 장래 기업 가치를 올리는 투자 요소로 인식해 수치화시키는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다.

2. ROESG 모델은 일본 제약사 에자이(Eisai)의 야나기 료헤이 전무가 고안한 것으로 ESG 비용을 미래 투자로 간주해 이익에 반영시켜 ESG 스코어를 산출하는 모델이다.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는 이 모델을 활용해 2019년부터 ROESG 100대 기업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3. ROESG모델의 근간은 PBR이다. 기업 평가 지표로 이익대비 주가를 측정하는 PER(Price Earning Ratio)와 자산가치 대비 주가를 표시하는 PBR(Price Book value Ratio)가 있다.

PBR이 1 미만이라면 기업의 장부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의미로, 저평가된 기업으로 판단한다.

PBR이 1 이상이 되면 시장에서 주식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ROESG 모델에서는 고평가된 가치를 비재무적 자본, 즉 ESG 활동에 의한 가치로 해석을 한다.

4. 야나기 료헤이는 에자이의 10년간 PBR 추이와 에자이의 ESG 활동 간 상관관계를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했다. 이 결과 탄소배출 저감 활동, 연구개발비, 여성 관리직 비율 증가 등이 PBR를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영업이익 계산 시 비용으로 간주했던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을 미래 수익창출을 위한 투자로 간주할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한 것이다.

5. 야나기 료헤이는 ESG 활동과 자기자본 이익률(ROE)에 대한 영향을 분석했다. 같은 자본을 사용해 더 많은 이익을 내면 당연히 좋다. 자본 1억원 회사가 1000만원 이익을 내면 ROE는 10%가 된다. 주주 입장에서는 ROE가 기업이익을 평가하는 데 핵심 지표다.

ROESG모델은 ESG 활동이 ROE 상승에 있어 중요한 상관 관계가 있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공식을 구성한다. 즉 ROE에 ESG 스코어를 곱해 수치를 산출한다.

6. ROESG 모델에 사용하는 ESG 스코어는 아라베스크Arabesque,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FTSE, MSCI, 로베코Robeco 등 5개 ESG 평가기관의 평가 점수를 이용하는데, 각 사의 상위 10% 기업을 만점(1점)으로 해서 10% 단위로 0.1점씩 감점해 5사의 점수를 평균한다. 상위에는 최대 30%의 프리미엄을 줘서 최고점을 1.3으로 한다.

ROE는 각 사 IR 데이터를 참고로 해 ROE의 3기 평균을 산출한다.

마지막으로 ESG 스코어와 ROE를 곱함으로써 ROESG 수치를 산출한다.

7. 이 모델을 이용해 2019년에 주식 시가총액 300억 달러(약 3.2조 엔) 이상, 자기자본비율 20% 이상의 글로벌 기업 263사를 대상으로 ‘ROESG’를 조사해 100위권의 기업들을 발표했는데, 상위 30사의 90%가 유럽과 미국 기업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미국 기업은 ROE가 높고, 유럽 기업은 ESG 스코어가 높았다

8. 1위는 93포인트를 받은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로 ROE가 79%로 높아 수익력과 지속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평가에서도 공장 소비전력의 77%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인슐린을 제공하는 등 사회와 경제, 환경 모두를 배려하는 ‘Triple Bottom Line 경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 기업으로는 36위에 SK하이닉스, 79위에 삼성전자가 순위에 들었고, 일본 기업 중에서 순위가 가장 높은 기업은 56위에 오른 생활용품 제조회사 가오(花王)이다.

9. ROESG 모델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치나 순위보다 측정되기 어려운 비재무적 ESG 활동을 정량화하고 기업의 이익과 연결시켜 이것이 비용이 아닌 미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투자임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에자이의 1만여 개 이상의 ESG 데이터와 28년분의 PBR를 빅데이터 분석해 상관관계를 도출해내고, 이를 토대로 ROESG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ESG를 정량화하고 가시화하려는 노력들은 현재 다른 여러 평가기관들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10. 기업들도 이제는 ESG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ESG는 기부나 자선 활동이 아니다. 명확한 비전 하에 기업 가치를 높이는 투자임을 인식하고 전략적 방향에 맞게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가시화되고 측정 가능한 ESG 추구로 자본 조달비용은 감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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