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전기차 확산에 타이어도 '거거익선' 트렌드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8.12 06:00
타이어 업계가 거거익선(巨巨益善, 크면 클수록 좋음) 트렌드에 올라탔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용 타이어는 18인치 이상 크기를 고인치 타이어로 분류했지만, 최근 이보다 더 큰 19인치나 20인치 이상 크기에 타이어를 장착하는 전기차도 등장했다.

전기차는 같은 규모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고 급격한 감가속을 반복하는 특성이 있다. 전기차의 이런 특성에 대응해 차량의 접지력과 조향성을 올려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고인치 타이어의 선호도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준중형 전기차인 아이오닉5에 탑재된 미쉐린 20인치 고인치 타이어 / 이민우 기자
11일 완성차·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가 완성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이에 대응해 타이어의 규격이 커지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국내외 타이어 기업도 이에 대응해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의 규격을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로 확장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준중형SUV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경우, 타이어 규격이 19인치(스탠다드모델)부터 시작한다. 롱레인지 모델까지 포함하면 최대 20인치까지 신차 타이어를 장착한다. 현대차 브랜드 내 동일한 체급의 준중형 내연기관SUV인 투싼은 기본 타이어 규격이 17인치부터로 최대 장착할 수 있는 신차 타이어규격도 19인치 정도다.

코나처럼 동일한 모델 안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동화 차량으로 나뉜 경우에도 타이어의 규격 차이가 두드러진다. 전동화모델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EV)는 기본 타이어로 17인치를 장착한다. 반면 코나 1.6·2.0 가솔린 엔진 모델의 기본 타이어는 16인치다.

해외 완성차 기업도 대다수가 전기차의 기본 타이어 규격을 더 크게 설정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내연기관 엔진 기반 준중형 SUV인 티구안에 18~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다. 반면 폭스바겐의 첫 전용 준중형 전기SUV인 ID.4는 19인치를 시작으로 21인치에 달하는 초고인치 타이어를 장착한다.

완성차 기업에서 전기차의 고인치 타이어 탑재를 선호하는 이유는 접지력 등 성능과 관계가 깊다. 전기차는 다수 배터리를 탑재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겁다. 모터로 인한 강한 출력· 급격한 감가속도 특징이다. 고인치 타이어는 접지면적은 넓고 사이드월(타이어 측면) 두께는 얇아 운동능력과 조향성이 좋아진다. 전기차 무게와 가속능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에 큰 규격의 타이어를 탑재하다보니, 타이어 업계도 이에 반응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의 고인치화를 꾀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키너지 EV’의 규격을 기존 16~17인치만 아니라 18~19인치의 고인치 타이어까지 추가했다.

타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고인치 타이어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것이 반갑다. 저인치 타이어에 비해 고인치 타이어의 이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고인치 타이어 비중 확대이기도 했다.

타이어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고인치 타이어가 저인치 타이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율도 좋고 가격도 높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이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본격적으로 차급이 큰 전기차도 다수 생겨나고 최근 SUV까지 더해져 고인치 타이어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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