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기록을 이어가다. 통신과 비통신 사업 모두에서 성과를 올린 덕이다.

이통 3사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비통신 사업이 성장 가도에 돌입한 만큼 사업 집중도를 높여 실적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하반기에 5세대(5G) 이동통신 지원 단말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점, 하반기에 더 늘어나는 설비투자(CAPEX)액 등이 상반기 대비 하반기 실적 성장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통 3사의 2021년 및 전년도 2분기 영업이익 비교 그래프 / IT조선(자료: 각 사, 단위: 억원)
이통 3사의 2021년 및 전년도 2분기 영업이익 비교 그래프 / IT조선(자료: 각 사, 단위: 억원)
이통 3사 2분기 합산 영업익 1조1465억원

1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1465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한 39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KT는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어난 4785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난 26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통 3사의 이같은 성과는 합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공고히 하는 이정표가 됐다. 앞서 이통 3사는 1분기에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1조1086억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냈다.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이통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합산 영업이익(9410억원)과 비교해 21.8% 성장했다. 기존에 진행하던 통신 사업과 새로운 영역에 속하는 비통신 사업에서 모두 성장한 덕분이다.

무선·IPTV·초고속인터넷 모두 가입자 증가세…디지털 전환에 B2B 영역도 ‘방긋’

이통 3사는 비통신 사업에서 모두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텔코(통신 기업)에서 디지코(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성공적인 가도를 그린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해 소비자(B2C) 영역에선 비대면 기반의 소비가 늘고, 기업(B2B) 영역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한 덕분이다.

SK텔레콤은 커머스, 보안 사업 등을 포함한 뉴 ICT 영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1조57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는 기업 B2B 영역에서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사업 성장세로 6.2% 늘어난 13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유플러스 역시 B2B 솔루션 등의 기업 인프라 사업에서 성장세를 기록하며 2분기 매출에서 12.7% 증가한 3888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 SKT 타워 전경 / SK텔레콤
서울 중구 SKT 타워 전경 / SK텔레콤
통신 사업에선 5세대(5G) 이동통신 확산이 주요 성장 배경이 됐다. 이통 3사는 2019년 4월 5G 상용화 이후 그간 5G 커버리지를 넓히고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다. 증강현실(AR) 등의 5G 전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B2B 영역에서 5G 활용도를 넓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의 2분기 무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3조216억원이다. KT는 2분기 무선 매출에서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1조7885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난 1조5056억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1646만5468명이다. 이통 3사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밝힌 5G 가입자 수를 보면, 대략 SK텔레콤이 770만명, KT는 501만명, 372만명이다. 각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이 30%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통 3사는 초고속인터넷과 IPTV 사업에서도 각각 가입자 수 상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콘텐츠 시청 시간이 늘어나는 등 특수 상황을 맞은 덕분이다.

LG유플러스는 영유아 IPTV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시청자 수요에 맞춘 적기 사업 진행으로 실적 성장세를 견인했다. KT는 2분기 IPTV 사업에서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14.5%의 매출(4666억원) 성장을 보였다. SK텔레콤 계열로 IPTV 사업을 진행하는 SK브로드밴드는 상반기 IPTV 가입자 순증 1위를 달성했다.

KT 광화문 사옥 전경 / IT조선 DB
KT 광화문 사옥 전경 / IT조선 DB
이통 3사, 하반기에도 통신·비통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이통 3사는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 비통신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두는 만큼, 적극적인 사업 확대로 성장 가도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하반기 인적분할을 앞뒀다. 10월 주주총회를 통해 분할이 확정되면 11월부터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두 개 법인이 각각 사업을 진행한다. 신설회사에서 반도체와 플랫폼, 미래 혁신 기술 투자를 진행해 약 26조원 규모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75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하반기 인공지능(AI) 기반의 컨택센터(CC) 사업과 AI 로봇 사업에서 각각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국내외 대표 사업자와의 제휴를 확대해 디지털치료제와 원격의료 모니터링 등의 사업을 구체화한다. 케이뱅크와 KT스튜디오지니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2025년 비통신 사업 수익을 전체 매출의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미디어와 신사업,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의 사업 성장에 주력한다. LG전자와 LG화학 등 계열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모빌리티 등의 신사업을 공략한다.

통신 사업의 경우 멤버십 서비스 강화로 실적 확대를 모색한다. SK텔레콤은 기존에 진행하던 할인형 멤버십과 함께 추가로 적립형 실행을 예고한 상태다. 4분기에 이같은 멤버십 서비스 개편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LG유플러스도 하반기 멤버십 혜택을 강화한다. 2분기에 멤버십 혜택에 네이버쇼핑과 GS25 등의 구독형 서비스를 결합해 내놓은 것처럼 혜택 확대에 집중한다.

하반기로 예고된 5G 전용 단말 출시도 이통 3사에 호재다. 삼성전자는 11일 고급형 단말인 폴더블(접는 형태)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력 상품인 만큼 해당 단말 구매에 따른 5G 가입자 확대가 예고된다. 여기에 애플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3(가칭) 시리즈가 나올 경우 5G 가입자가 더 확대할 수 있다.

이통 3사는 5G 가입자가 늘면서 모바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통 3사는 전년 대비 개선된 APRU 지표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 삼성 폴더블폰과 아이폰13이 출시되면서 5G 보급률이 KT 기준으로 45%까지 늘어날 예정이다"며 "그에 따른 ARPU 증가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다만 이같은 단말 판매 과정에서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만약 이 경우 하반기 이통 3사의 이익률이 상반기 대비 낮아질 수 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하반기에 새로운 플래그십 단말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통신 3사가 수익 중심에 방점이 맺어져 있는 형태이기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형태로 (경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늘어나는 설비투자(CAPEX)도 실적 증가세를 낮출 수 있다. 최근 중대역인 3.5기가헤르츠(㎓) 영역과 고대역인 28㎓ 영역에서 각각 기지국 구축 부담이 늘어난 상황인 만큼 CAPEX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통 3사는 올해 CAPEX 총액이 전년 정도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진 CFO는 "CAPEX 지출은 계절성이 있다. 하반기가 될수록 늘어난다"며 "상반기 발주 규모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금액이 소폭 증가했다. 연간 전망으로 보면 현재 가이던스는 작년 집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지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윤풍영 SK텔레콤 CFO는 "CAPEX는 통신업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투자다. 5G 커버리지 확장과 네트워크 품질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서도 "SK텔레콤은 (이통 3사가 함께 구축하는) 5G 공동망을 통해 CAPEX를 효율화하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