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실적이 동시에 빨간불이 켜졌다. 1분기 논란을 빚은 ‘확률형 아이템’ 여파와 신작 미출시, 대대적 연봉인상 등이 이유로 꼽힌다. 3N은 앞다퉈 하반기 신작을 출시한다고 알리는 등 매출 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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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영업이익, 40%~80% 감소

11일 주요 게임 3사가 올해 2분기 실적을 일제히 발표했다. 넥슨은 신작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엔씨, NC)는 신작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3N 가운데 영업이익이 가장 저조한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이 5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80.2%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6월 10일 글로벌 5개 지역에 출시한 ‘제2의 나라:Cross Worlds’ 매출을 미반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2의 나라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와 인건비 증가(개발자 연봉 인상)도 원인이다.

넥슨은 매출액 5733억원, 영업이익은 157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42%가 감소한 셈이다. 2분기 넥슨의 큰 패착은 신작 출시가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작이 부재해 자연스럽게 매출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1억달러(1146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것도 시세 하락에 따라 손실을 기록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엔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2분기 매출은 5385억원, 영업이익은 1128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국내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비롯됐다. 모바일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리니지M’ 매출이 작년 4분기부터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보다 15% 줄었다. 신작 ‘트릭스터M’ 역시 출시 한 달 반만에 이용자 97%가 증발했다. 게다가 트릭스터M 출시 전 마케팅 등 영업비용을 늘려 지출해 이번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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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인상·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부메랑 됐다

업계는 3N이 실적 감소를 겪은 공통의 이유가 상반기를 달궜던 ▲연봉인상 ▲확률형 아이템 ▲신작 출시 연기 등을 꼽는다.

올해 2월 게임업계는 일제히 임직원과 신입사원 연봉을 인상했다. 적게는 800만원부터 많게는 2000만원까지 인상됐다. 여기에 게임 기업들은 신입사원 초봉을 대략 5000만원 수준으로 맞췄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개발자 품귀 현상으로 인력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중소 게임 및 타 IT 업계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당시 게임사는 업계가 꾸준히 성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우수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이용자들로 부터 외면 받는 상황도 겪었다. 특히 3월과 4월 이용자들은 항의의 표시로 커뮤니티에 ●▅▇█▇▆▅▄▇(이용자가 게임사에 항의할 때 쓰는, 드러누운 형상) 표시로 게시글을 도배하거나 게임사 앞으로 트럭을 보내는 등 항의했다.

이틈에 중견 게임사는 도약했다. 모바일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엔씨 리니지 형제(리니지M·2M) 이용자 다수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하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이동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불을 지핀 넥슨 메이플 스토리 이용자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로 대거 옮겨갔다.

신작 출시가 없어 신규 매출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실적하락 이유로 꼽힌다. 특히 넥슨의 경우 단 하나의 신작도 상반기에 선보이지 않았다. 넷마블의 경우도 제2의 나라를 6월에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상반기 실적에는 단 1개월치만 반영헀다.

하반기 실적회복 목표

3N은 각자 하반기 대형 신작을 앞세워 실적 회복에 나서는게 목표다.

넥슨은 8월 5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해 신작 7종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다수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출시 초기부터 좋은 성적을 냈던 ‘제2의 나라’ 매출이 3분기 반영될 전망이다. 또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차례로 출시한다.

엔씨는 올해 초부터 자사가 기대작으로 꼽았던 대작 ‘블레이드&소울2’ 출시를 앞뒀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리니지W’ 출시도 기획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N의 실적 저하는 이미 예견된 결과다"라며 "하반기 출시작에 사활을 건 모양이지만 이용자와의 신뢰를 우선 쌓는 게 절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