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회사 나오지 마세요" 대처법은?

서믿음 기자
입력 2021.08.18 06:00
[북리뷰] 당신의 노동은 안녕한가요?

회사와 직원은 일심동체(一心同體)와 같은 존재이지만 가끔, 아니 어쩌면 매 순간 동상이몽(同床異夢) 하는 관계일지 모른다. 직원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를 희망하지만, 회사는 적은 임금으로 많은 일을 시키기를 희망한다. 일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조차 다르다. 직원은 자신의 행위를 노동으로 간주하지만, 회사는 근로라고 명명한다. 누구를 중심에 놓느냐에 따라 같은 행위가 달리 호명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둘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많은 건 당연한 이야기. 제주에서 거주하는 김경희 노무사는 책 『당신의 노동은 안녕한가요?』(루아크)를 통해 둘 사이의 갈등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대개는 주로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쪽인 노동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회사가 권고사직을 통보한다면 노동자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꼼짝없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권고사직이란 말속에 담겨 있듯이 권고사직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기 때문이다. 권고는 강제력을 지닐 수 없고, 노동자의 선택사항에 가깝다. 분명히 말해 "노동자가 사직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한 권고사직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는 성립할 수 없다." 간혹 회사가 온갖 이유를 들어 사직서 제출을 요청할 때가 있는데 이때 "사직서를 작성하면 ‘자발적 이직’ 사유에 해당해 실업급여 지급 대상에서 제외됨"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에는 예외다. 5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며 해고를 통보해도 해고예고수당(한 달 치 급여)만 지급하면 끝이다. 노동자는 억울한 해고를 당하더라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조차 할 수 없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 민사소송은 언감생심. 저자는 "사실상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사장 맘대로 해고’가 용인되고 있다"고 성토한다.

각종 달인이 출연하는 SBS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 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낸다. "반복 작업 때문에 대다수 달인의 손은 굳은살을 넘어 손가락이 휘어 있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달인도, 방송국 관계자도, 시청자도 그것이 산업재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만약 프로그램이 노동인권에 좀 더 민감했다면, 시청자들의 항의가 있었다면, 달인의 치료 과정이나 달인의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컨설팅으로 꾸며졌을까"라고 되묻는다.

노동 관계 법령,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이 서로 상충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원칙적으로는 법령이 상위 규범이므로 우선 적용이 된다. 그 다음으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 순으로 적용되는데, 다만 하위 규범이라도 노동자에게 유리한 사항이 있다면 그 규범을 우선 적용한다"고 설명한다. 최저임금이 책정되면 노동자와 사용자가 별도의 갱신 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매년 1월 1일마다 인상된 최저임금액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자발적 퇴사도 경우에 따라 예외적으로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퇴직을 권고받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다만 이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경영 악화로 인한 권고사직’임을 명시한 사직서를 작성하거나 ‘피보험자 이직확인서’를 사업주에게 요구해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않도록 사유를 명기해 놓아야 한다."

천경호 루아크 출판사 편집자는 "이제 막 사회에 나온 대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렵지 않게 구성했고 책 말미에는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법률 조항도 첨부했다"며 "근래 산업재해 등 노동관련 이슈가 많다 보니 이해에 도움이 될만한 입문서라고 성격을 띠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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