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올해 상반기 국내 오너 경영자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로 나타났다. IT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유통업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해 퇴직금 297억원을 포함해 총 302억3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는 4억7200만원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구광모 LG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각사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구광모 LG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각사
현대모비스는 정 명예회장의 퇴직금과 관련해 "경영진 인사 및 처우규정에 따라 평균급여(1억7000만원), 임원 근무기간(43.76년), 직급별 지급율(200~400%)에따라 297억6300만원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 급여 12억5000만원과 현대차 20억원을 합쳐 총 32억5000만원을 받았다.

IT업계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가장 많은 94억4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1억5800만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1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7억5000만원을 받았고,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해 상여금 지급으로 상반기 보수 42억8100만원을 수령했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24억100만원을 받았다.

롯데그룹과 계열사 7개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 회장은 상반기 이들 기업으로부터 총 79억7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에에서 17억5000만원씩, 호텔롯데에서는 10억100만원, 롯데제과에서는 9억5000만원을 받았다. 롯데쇼핑에서는 7억5000만원, 롯데칠성음료에서는 5억원이 급여로 책정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에서 6억1100만원, 이마트에서 15억8700만원 등 21억98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18억7200만원을,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16억4600만원을 받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상반기 회사로부터 34억9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갔다. 대표이사인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각각 23억2300만원, 27억5800만원을 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 65억79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총 58억2400만원) 대비 13%쯤 올랐다.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은 상반기 급여 8억7100만원, 상여 17억2000만원 등 총 25억9100만원을 받았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20억80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로부터 각각 25억9000만원과 12억5000만원을 수령해 총 38억4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최 회장은 올해 SK하이닉스에서 25억원의 연봉을 받아야 하지만, 임직원들의 성과급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최 회장이 급여 반납을 선언하면서 급여를 지급받지 않았다.

SK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급여 10억원, 상여 42억4500만원 등 총 52억4500만원을 지급했다. 장동현 사장은 37억8200만원을, 박성하 사장은 14억8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엔 18억6000만원이 지급됐다.

올해 2월 취업제한이 풀려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상반기에 총 30억원을 받았다. 한화에서 9억원, 한화솔루션에서 9억원, 한화건설에서 12억원을 각각 수령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및 한화솔루션 대표는 양사에서 각각 9억1200만원, 9억8400만원씩 총 18억9600만원을 받았다

이통업계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상반기 급여 9억7500만원, 상여 21억7000만원 등 총 31억4500만원을 받았다. 2020년 상반기 44억2000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13억원쯤 줄었다.

신학철 LG화학 신학철 대표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각각 상반기 보수 23억400만원과 15억61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SDI 전영현 대표는 11억7100만원을 받았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상반기 보수 6억6700만원을 수령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