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덕으로 카카오가 두나무에서 거둬들인 지분법 이익은 3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두나무로부터 배당수익까지 적지 않게 발생하면서 업비트가 카카오의 효자 노릇을 톡톡이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카카오 4개년 반기보고서 참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카카오 4개년 반기보고서 참고
두나무, 카카오 실적의 최대 효자 역할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로부터 연결기준 3154억원의 지분법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46억원과 비교해 67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역대 최대치다. 지분법이익이란 관계사가 보유한 지분율 만큼 순이익에 반영하는 회계 항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율은 19%다.

이 같은 결과는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업비트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추정 매출액은 6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4배 이상 뛰어 넘은 것으로 점쳐진다. 또 올해 업비트의 연초 하루 평균 거래액은 3조~4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에만 두나무에서 발생한 지분법 이익은 1837억원이다. 전분기 1317억원 대비 28%쯤 늘어난 걸 감안하면 업비트 매출 규모도 꽤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117개 기업으로부터 지분법 손익 거둬

카카오는 상반기 117개 기업에서 지분법 손익을 얻었다. 카카오뱅크는 346억원으로 두나무 다음으로 가장 높은 지분법 이익을 가져다 줬다. 이어 웨이투빗에서는 16억원의 지분법 이익이 발생했다. 웨이투빗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보라(BORA)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보라토큰은 현재 업비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분법 손실이 가장 큰 기업은 타이드스퀘어(61억원)와 한국신용데이터(32억원)다. 타이드스퀘어는 온라인 여행서비스 투어비스를, 한국신용데이터는 사업자들의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카카오 14개년 반기보고서 참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카카오 14개년 반기보고서 참고
두나무, 카카오 법인세 손실도 만회해 줘

올해 상반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3202억원이다. 순이익은 이보다 2356억원 많다.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558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고점을 갱신했다. 지난해 상반기 2251억원보다 1.5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업비트 매출이 증가한 덕에 카카오도 역대 최대치의 순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두나무가 카카오의 순이익을 채웠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기타수익과 금융수익이 1866억원, 기타비용과 금융비용이 1602억원을 기록했지만 법인세 비용이 1126억원 가량 발생하면서 손실폭이 커졌다. 두나무가 법인세 손실을 만회한 셈이다.

두나무에서 발생한 지분법이익이 카카오의 순이익의 57%에 해당하고 카카오의 총 지분법 손익 3218억원의 98%를 차지하는 점도 카카오내 업비트의 위상을 잘 나타낸다.

여기에 카카오가 두나무로부터 43억원의 배당금을 받으면서 지분법 이익을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총 3197억원을 챙길 수 있었다. 배당금은 지난해 상반기 22억원 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