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도입설 나올 만했네…삼성, TV용 패널 반기 매입액 4.5조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8.19 06:00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급등으로 삼성전자 TV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박리다매(적은 이익으로 많이 판매함)’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올해는 LCD 패널 매입에 대규모 비용을 지출하면서 TV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에 직면했다.

18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1년 상반기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으로만 4조5277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2조2756억원) 대비 두배쯤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누적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5조4483억원이었다.

3월 2일(미 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한 '언박스 & 디스커버(Unbox & Discover)'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삼성전자
2019년 소비자가전(CE) 부문 원재료 매입액 가운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비중은 15.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 23.1%로 오르더니 2021년 상반기에는 31.4%로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CE 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대비 66% 상승했다"며 매입액 증가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기준 TV 평균 판매 가격을 2020년 동기 대비 23% 올리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수익성 악화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원재료 매입액 대비 매출도 타 부문 대비 부진했다. CE 부문 원재료 매입액(14조4400억원)은 전 사업 부문 원재료 매입액(46조6000억원)의 31% 비중을 차지하지만, CE 부문 매출(26조3832억원)은 전체 매출액의 20.4%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TV용 OLED 패널 거래설이 나올 만했다는 전자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LCD 패널 가격 때문에 OLED TV 시장 진출을 가시화 했다는 루머였다. 4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IT조선을 통해 이같은 소문을 부인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네오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CSOT, AUO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주로 LCD 패널을 납품받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 물량이 한정적이어서 중화권 기업의 가격 책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TV용 LCD 패널 가격이 7월부터 두 달째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삼성전자에 위안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8월 상반월(1~15일) 32인치 TV용 LCD 평균거래가격은 84달러(9만6000원)로, 7월 하반월(16~말일) 대비 3.4% 하락했다. 같은 기간 43인치와 50인치는 각각 2% 떨어졌다. 55인치는 1.7%, 65인치는 0.3% 내렸다. 75인치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패널 공급 주도권을 중화권 기업이 쥔 만큼 가격이 예년처럼 하락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 가격이 하락 전환하더라도 지난해 대비 높은 가격은 유지될 덕으로 보인다"며 "중화권 기업도 오랜기간 LCD 호황을 누리기 위해 생산량 조절을 병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직접적인 소비자 가격 인상보다 마케팅 비용과 소비자 프로모션을 줄이는 ‘우회적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고가의 프리미엄 TV는 상반기 출시 후 하반기 대규모 프로모션에 나서는데, 원자재 수급 차질과 가격 인상으로 예년같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LG전자도 LCD 기반 TV 판매에 삼성전자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1년 상반기 원재료인 TV디스플레이 매입액으로 2조5824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1조5725억원)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2020년 LCD TV 패널 평균가격이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인해 2019년 대비 7.7% 하락했지만, 2021년 반기는 글래스, 반도체 등 패널 원자재 부족으로 2020년 대비 38.1% 상승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OLED TV 판매 비중을 최대한 늘리면서 LCD 패널 가격 인상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 할 방침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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