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사회 혁신에 큰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나 치매 등의 간접 체험이 가능할 뿐 아니라 왕따 체험도 가능해 역지사지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화재 실험 등 실제로 하기 어려운 훈련을 가상으로 진행해볼 수도 있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지능데이터연구팀장은 19일 IT조선이 주최한 메타버스 웨비나(웹+세미나)에서 ‘메타버스 비긴즈, 인간·공간·시간의 혁명’을 주제로 발표하며 메타버스의 발전 가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론 리치 텔로가 ‘소우주' ‘디지털 갤럭시'라고 표현한 것을 인용하며 "메타버스는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가상융합 기술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가상현실이 존재하는 세계다"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현재 로블록스, 제페토 등에서 수억명이 가상현실 세계에 살고 있고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수 많은 글로벌 기업이 메타버스에 뛰어들면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BMW는 세계 21개 공장을 버추얼 팩토리로 전환해 생산율을 30%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미 국방부와 10년간 10만대가 넘는 홀로렌즈를 공급한다. 페이스북은 5년 내에 메타버스 컴퍼니로 변모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국내 기업 역시도 메타버스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팀장은 "SK는 메타버스 기업을 선언하고, 삼성 역시 굉장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사실상 메타버스를 하지 않는 대기업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정부 역시 메타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 정부는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5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고 있다. 그는 "정부는 메타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뉴딜 1.0 정책 등을 펼쳐 기업이 결속할 뿐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민관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메타버스의 큰 특징 중 하나로 범용기술을 꼽았다. 그는 "바퀴가 그 자체로는 힘을 내지 못하지만 수레, 자동차, 비행기와 결합해 큰 힘을 내듯, 메타버스는 다른 기술과 결합해 큰 힘을 낸다"며 "너를 만났다는 VR 다큐멘터리에서는 사별한 딸아이를 엄마가 가상으로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의 메타버스와 현재의 메타버스 차이를 돈의 유통이라고 봤다. 이승환 팀장은 "과거에는 싸이월드 도토리처럼 주로 돈을 주고 구매하는 행위가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로블록스 스튜디오처럼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변모했다"며 "가상에서 돈을 벌어 현실에서 쓸 수 있는 세계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메타버스지만 어두운 점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게임 포켓몬 고로 인해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공공장소가 훼손된 사례가 있다"며 "또 가상 현실에서 성추행당하는 경우가 있고, 은밀한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새로운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열렸다. 범용 기술을 통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민관이 힘을 합쳐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 메타버스 강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