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은 산업계에서 메타버스 확산과 함께 널리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지역 사물인터넷(IoT)&MR사업부 총괄팀장은 디지털 트윈을 확장된 현실개념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현실과 가상을 따로 떼어내 보는게 아니라 현실에서 가상 홀로그램 기술을 입혀 각종 산업에 활용하는 혼합현실로 보자는 의미다.
그는 디지털트윈을 물리적 세계인 ‘엣지’와 클라우드 공간을 연결해주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디지털트윈은 실제공간과 가상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세상을 쌍둥이처럼 연결해준다.
디지털트윈 세상에서 이용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현실과 가상의 데이터를 서로 동기화 할 수 있다. 현실에서 수행하는 작업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으로 수행해보거나 문제는 없는지 모니터링 한다.
이때 가장 큰 장점은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해 과거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건복 팀장은 "예를 들어 새벽 3시 공장 가동이 멈췄다면 그 시간대 전후에 공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볼 수 있다"며 "누적된 데이터로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이 예측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미래 비즈니스 수행 방식도 예측이 가능하다. 이 팀장은 "현실과 가상이 통합된 메타버스 공간에서 추적과 예측으로 다양한 솔루션이 제공된다"며 "이런 가능성에 많은 분들이 메타버스에 열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를 추적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면 특정공간이나 장치를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원격 전문가 지원 ▲상호훈련과 학습지원 ▲몰입형 업무회의 지원 ▲원격 IoT 정보 지원 ▲상호협업과 디지인 지원 ▲쌍방통신과 문화 형성 등 총 6개의 상호 협업형 혼합현실 지원 시나리오를 내놨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esh)라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용자는 모바일, 패드, VR장비 등 다양한 장치로 접속 가능하다. 매쉬의 가장 큰 장점은 원격의 이용자들이 물리적 거리감 없이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의사소통한다는 점이다. 아바타나 홀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이용자 간 의사소통이 활발해져 과거 단순한 2차원 평면 비디오나 음성을 통한 회의보다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건복 팀장은 실제 공간에 기반한 홀로그램 기술을 소개했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나 다른 장치를 이용하면 익숙한 장소에서 광고, 이벤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여기에 물체기반 홀로그램도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자동차 엔진 위에 배기 전선의 연결을 홀로그램으로 덧입혀 교육을 진행하거나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한다.
끝으로 이 팀장은 이용자가 가상공간과 현실을 단절돼 있다고 받아들인다는 최근 메타버스 기술의 한계를 지적했다. 물리적 세계인 현실은 꾸준히 변형되고 진화하는데 가상세계는 스냅샷을 딴 특정 시간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실공간을 실시간으로 가상공간에도 똑같이 반영하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실제공간에서 느끼는 괴리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메타버스에 관해 논의할 다양한 주제가 있지만 현실과 가상공간의 연결이 큰 차이 없이 이뤄지는게 가장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누적된 데이터에서 또 다른 부가가치가 생성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밝히며 발표를 맺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