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이어 우유값도 줄줄이 인상된다. 식품업계는 우유값 상승 여파로 빵과 커피음료 등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빵·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글로벌 원자재값 상승 요인이 큰 만큼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우유 / 구글
우유 / 구글
낙농진흥회는 최근 원유 가격을 기존 대비 21원 인상한 리터(ℓ)당 947원에 공급하기로 확정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원유가가 인상된 셈이다. 이번 원유가격 인상은 2020년 낙농가와 유업계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낙농진흥회와 낙농가는 코로나19 여파로 가격 동결을 유지하되 2021년 8월부터 원유를 1ℓ당 21원을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원유 가격 인상 확정에 따라 1차적으로 우유값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우유·매일유업·빙그레 등 국내 주요 유업체는 낙농진흥법에 따라 계약 낙농가 생산 원유를 전량 구매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국내 주요 유업체의 상품 값 인상 발표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이은 원자재 값 상승과 국내외 물류비 급등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식품과 유제품 수요가 늘어 매출이 올랐지만, 원재료와 국내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며 "원유값 상승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식품업체들에게 남겨진 카드는 결국 가격 인상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다른 식품값이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와 제빵업체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대표 커피업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경우, 당장은 원유가 인상에 맞춰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우유 공급업체와 사전에 1년단위로 계약한 만큼 당장은 원유 가격 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도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며 "현시점에서 검토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빵업체들도 당장은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제빵업체 한 관계자는 "크림 비중이 높은 케이크를 제외하면, 빵 원가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다"며 "원유값 인상만으로 빵값을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했다.

제빵업계는 우유값 보다 곡물 등 원자재 값 상승이 더 큰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4.8% 상승한 127.1포인트를 기록했다. 곡물과 설탕 지수가 크게 올랐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