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 기업의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상반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호실적을 거둔 곳이 있는가 하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한 곳도 여럿 있었다. 시큐아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60% 증가한 반면, 라온시큐어 적자는 더 확대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상장된 주요 정보보안 기업 9곳 중 절반 이상인 6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보안 이미지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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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준 국내 정보보안 1위 업체인 안랩은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5.4% 오른 89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 줄어든 81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분별로 살펴보면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보안솔루션과 컨설팅 매출이 2020년 상반기 대비 각각 11.7% , 61.9%씩 성장했지만 외부상품, 보안관제 서비스 등은 매출이 줄었다.

윈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2021년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1억원, 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6%, 62.3% 줄었다.

윈스 관계자는 "2020년에 워낙 수출 실적이 좋다 보니 2021년에 역기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솔루션과 클라우드 사업도 하반기에 수익이 나며, 일반적으로 하반기 매출이 더 잘 나오기 때문에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자 기록한 라온시큐어·지란지교·파수·소프트캠프

지란지교시큐리티와 파수의 경우 매출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지만,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영업이익 적자를 이어간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2021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34.1% 증한 2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78억원에서 52억원으로 줄며 수익성은 조금 개선됐다. 개별 실적으로 볼 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자회사 에스에스알과 모비젠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에스에스알과 모비젠은 2021년 상반기 각각 영업손실 9억원, 45억원을 기록했다.

파수도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8.4% 늘어난 141억원을 기록하고, 적자를 축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 중이다.

파수 관계자는 "4분기에 매출이 몰리는 SW 업계 특성때문에 상반기에는 적자인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올 상반기는 수주 실적이 좋아서 내부 분위기가 나쁘지 않으며,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라온시큐어는 상반기 매출이 39.8% 늘었지만 적자가 오히려 늘었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ID(DID) 사업 등 신규사업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1분기 판매관리비 증가 영향으로 적자가 늘었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전환사채 청구 때문에 영업외 손실이 발생한 영향도 있었지만 상반기에 완료됐다"며 "신규인력 채용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영업비용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2분기 실적 기준으로만 보면 매출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주요 정보보안 기업 2021년 상반기 실적 / IT조선
주요 정보보안 기업 2021년 상반기 실적 / IT조선
소프트캠프는 영업손실 2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전년대비 7.7% 감소한 42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좋지 못한 실적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소프트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매출이 줄고 고객사 계약이 지연됐다"며 "영업이익은 신규 보안 클라우드 서비스 투자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 증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사업부문에서 사업 발주를 연기한 점 또한 원인이 됐다"며 "하반기는 계절 변동성을 고려해도 사업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큐아이​​·이글루시큐리티·지니언스 비수기에도 호실적

지니언스는 2020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니언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4.4%증가한 113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전환한 11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신규사업인 EDR 사업과 클라우드 NAC 사업의 매출 증가로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성장했다"며 "비즈니스 수익 모델이 과거 구축형 모델에서 구독형 서비스 모델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중장기적으로 구독형 고객의 증가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 구조가 가능할 것을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지니언스는 정부 부처, 대기업의 그룹사로의 확장 수요, 제 1금융권의 신규 수요와 2금융권의 메이저 레퍼런스 확보를 목표로 한다.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정착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시큐아이는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실현했다. 상반기 매출 545억원, 영업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7.1%, 1862.3% 늘어난 수치다. 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1억7000만원밖에 되지 않은 기저 효과 영향이 컸다.

보안솔루션 등 제품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낮은 상품 매출이 줄어든 것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큐아이의 제품 매출과 상품 매출은 각각 220억원, 67억원으로 제품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4.7% 증가한 반면 상품매출은 46% 감소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보안관제 사업의 성장으로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상반기 매출액 404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9.6%, 23.9%씩 증가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앞서 2020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2021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