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에 우는 LG엔솔 vs 화재 ‘0’에 웃는 SK이노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8.25 06:00
LG에너지솔루션이 연이은 고객사 리콜 악재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최근 볼트EV 리콜 발표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10월 말로 예정된 기업공개(IPO)의 흥행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경쟁사 SK이노베이션은 표정관리에 나섰다. 동종업계 악재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지만, 당장은 자사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이 부각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기가 발생한 현대차 포터2 EV 사고도 배터리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낮아 안심하는 분위기다.

쉐보레 볼트 EV / GM
24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GM은 20일(현지시각) 10억달러(1조1835억원)를 투입해 쉐보레 볼트 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7월 말 세계에서 판매된 2017~2019년 생산분 볼트 전기차 6만9000대에 대해 일부 불량 배터리 모듈 교체 결정을 내린 지 한 달도 채 안돼 2019~2022년형 모델의 추가 리콜 정책이 나온 것이다.

GM의 이번 리콜에 따른 배터리 모듈 교체 비용은 총 18억달러(2조130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GM은 배터리 공급업체인 LG 측으로부터 리콜 비용의 배상 약속을 받아낼 방침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선 7월 리콜 발표로 2분기 실적에 리콜 충당금으로 각각 2346억원과 910억원을 반영했었다. 증권가는 현대차 코나의 리콜 사례를 고려해 GM이 생각한 2조1100억원 중 LG그룹이 담당할 비용이 50~65% 수준으로 추정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 비율은 2분기 잠정 인식 기준 72%와 28%지만, 미국 배터리 팩 설비가 지난해 10월부터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관된 점을 감안하고 그룹 내 최종 분담 비율을 보수적으로 40%로 가정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비용은 4230억~5550억원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IPO에서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8일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 단계로, 거래소로부터 아직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다.

LG 측은 "고객사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GM,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원인조사 결과에 따라 충당금 설정과 분담 비율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제공
SK이노베이션도 7월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포터2 EV에서 연기가 나는 사고가 발생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와 해당 차량의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공식적으로 배터리 결함에 따른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포터2 EV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타격을 받을 만한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리콜 결정 보다는 ‘원인불명’으로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합동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포터2 차량에서 연기가 발생한 지점을 찾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고 외 다른 연기 발생 사례도 추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배터리를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사업 분할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수행하는 SK배터리주식회사를 10월 출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법인의 IPO 시행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이르면 2022년 초쯤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안전성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IPO도 기대 이상으로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GM의 볼트EV 리콜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한 LG화학 주가는 23일 11.14% 하락한 7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 주가가 주당 10만원 하락한 것은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LG화학 주가는 24일에도 1.38%(1만1000원) 하락을 이어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