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내 못 이겨' 대만 도발에 3나노 신공정 칼 빼든 삼성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8.26 06:00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GAA(Gate All Around) FET 공정을 적용한 3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제품 조기 양산에 성공해 대만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최근 삼성의 기술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대만 언론의 도발에 정면대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24일 발표했다.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후 11일 만에 나온 통큰 행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월 평택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240조원 투자의 핵심 분야는 반도체다. 반도체 업계는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이하 제품 양산을 앞당기겠다는 언급이 나온 데 주목한다. TSMC와 3나노 공정 개발과 양산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가석방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에서 "시스템반도체는 선단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제품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GAA 등 신기술 적용 신구조 개발로 3나노 이하 조기 양산 등 기존의 투자 계획을 적극적으로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3나노 공정에 GAA FET 공정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TSMC는 기존에 사용하던 핀펫 공정을 택했다.

GAA 공정은 기존 핀펫보다 전력 효율을 높여주는 진화한 공정이다. 5나노 제품과 비교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이는 동시에, 소비전력은 50% 감소시켜 전체 성능을 30%쯤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7월 29일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GAA는 2022년 양산될 3나노 1세대, 2023년 양산될 3나노 2세대에 적용될 예정이며 차질없이 공정을 개발 중이다"라며 "이미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고객사가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삼성전자
결국 3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지키려는 대만과 한방 역전을 노리는 한국의 최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를 향한 대만 매체의 잇따른 도발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5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업체 디지타임즈리서치는 최근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2023년까지 3나노 GAA 공정을 대량 양산할 가능성이 낮다"며 "GAA 공정의 수율 확보도 2022년까지 이뤄지기 어려우며, 3나노 제품에서 GAA 기술력을 확인하려면 2023년 이후가 돼야 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022년 7월부터 기존 핀펫을 활용해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는 TSMC보다 삼성전자의 양산 시점이 1~2년 이상 뒤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디지타임즈리서치는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즈의 산하 업체다. 디지타임즈는 앞서 TSMC와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비교·분석한 기획 시리즈에서 "삼성전자가 10년 내 TSMC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GAA 신기술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인텔은 2022년부터 EUV를 도입해 4나노에 진입하고, 2024년 하반기 2나노 공정에서 자체 GAA 기술 ‘리본펫(RibbonFET)’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점유율(1분기 기준)은 TSMC가 55%로 압도적 1위, 삼성전자가 2위(17%)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다"라며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은 GAA를 적용한 3나노 양산 제품의 수율 안정화를 얼마나 빨리 이뤄내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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