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KT스카이라이프 품에…과기부, 조건부 승인

김평화 기자
입력 2021.08.27 17:31
정부가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조건부 인수를 승인한 데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결론을 냈다. 정부는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만나 덩치가 커진 만큼, 시장 경쟁을 고려한 판단을 내렸다.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로고 / IT조선 DB
과기정통부는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고자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주식 취득·소유 인가와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건에 대한 조건 부과로 인가 및 변경 승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KT스카이라이프가 2020년 10월 13일 현대HCN을 인수하고자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그해 11월 6일 주식 취득·소유 인가(전기통신사업법)와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방송법)을 신청함에 따라 관련 법령에 근거해 심사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공정위와의 사전 협의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진행하며 관계부처와 업계 의견을 참고했다. 통신 분야 전문가 자문단의 자문과 방송 분야 심사위원회의 심사, 신청사업자에 대한 의견 청취도 진행하며 인가 및 변경 승인 여부를 판단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심사를 위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에 근거해 공정위, 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며 "관계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급변하는 방송통신 시장에 기업이 신속히 대응하도록 심사 속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전후 지분 구조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 통신 분야 공정 경쟁 위한 인가 조건 부여

과기정통부는 통신 분야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 취득·소유에 대한 인가 심사를 진행했다. 기간통신사업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이용자 보호, 재정·기술 능력과 사업 운용 능력의 적정성 등을 종합 검토했다. 그 결과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지는 않았다. 주식 취득·소유를 인가하되 통신 시장의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인가 조건을 부과했다.

과기정통부는 KT 계열의 결합 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경쟁 우위가 생긴 만큼 다른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와 알뜰폰 사업자가 대응력을 높이도록 결합 상품 동등 제공과 결합 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붙였다. 현대HCN 8개 권역에서 다른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에게 현대HCN의 케이블TV 상품을 KT에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하되, 현대HCN의 케이블TV가 KT 초고속 인터넷과 결합할 경우 다른 초고속인터넷 회선 설비 보유 사업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또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유·무선 결합 상품을 KT 계열에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인수 후 가입자 고착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유선통신 및 케이블TV 간 결합 상품에 있어서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인가일로부터 3년 안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 갱신 시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할인 반환금(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현대HCN이 KT로부터 받은 설비 현황을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반기별로 보고하는 조건도 함께다.

피인수 기업인 현대HCN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부당한 영업 행위로부터 보호하고자 필요한 조건도 부과했다. 케이블TV 가입자가 KT 계열의 결합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 유인하거나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 지급하는 행위가 금지 대상에 올랐다. 현대HCN이 통신재난관리계획에 따라 2023년 이내에 전력망 이원화를 완료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전후 초고속인터넷 사업 규모 비교 / 과기정통부
인수하려면 지역 채널 투자 확보 필요…상품 전환 강요 없어야

과기정통부는 방송 분야에서 방송법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최다액 출자자 변경에 관한 승인 심사를 진행했다. 방송법과 심사위원회 의견을 고려해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공익 실현 가능성을 살폈다. 사회 신용과 시청자 권익 보호 등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심사가 가능하도록 심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심사 항목별 심사 주안점을 마련했다"며 "심사 사항별 배점을 부여하는 평가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심사 결과 이번 인수가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최다액 출자자 변경으로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등이 승인 거부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총점 1000점 중 744.11점을 획득한 최다액 출자자 변경은 승인하되 지역성 강화와 공정 경쟁 등의 승인 조건을 부과했다.

과기정통부는 인수에 따른 지역성 약화를 두고 불거진 우려를 해소하면서 지역 채널의 운용을 내실화하고자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지역 채널 투자 규모와 운영 계획 등 콘텐츠 유통 활성화 전략을 수립, 이행하도록 했다.

또 부당 영업 행위로부터 가입자를 보호하고 채널 간 거래와 유료방송 지배력에 있어서 공정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자 했다. 8VSB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 상품으로 가입 전환을 유도하거나 계약 연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8VSB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QAM 디지털 방송 가입 전환 유도도 금지했다. QAM은 셋톱박스로 방송과 양방향 통신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PP와의 대가 및 채널 번호 협상 시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는 조건도 부과했다. 매년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PP) 사용료와 홈쇼핑 송출 수수료 규모 및 증감률을 공개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인수 후 3년간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이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 사업과 종합유선방송 사업을 유지하는 조항도 함께다.

방송과 미디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투자 계획의 구체화 조건을 붙였다. 다른 SO와의 협업 사업 유지, 발전 조항과 협력 업체와의 상생 방안 등도 포함했다. PP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수립, 이를 과기정통부 승인을 받아 진행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과기정통부 내부 모습 / 이진 기자
과기정통부 "급변하는 방송통신 시장서 인수 승인은 유의미한 결과"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를 조건부로 인가, 변경 승인함으로써 정체된 방송통신 시장에 활력을 부여했다고 자평했다.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초고속인터넷과 알뜰폰 등 기존 시장의 경쟁 저해 문제를 완화하는 조치도 더했다는 게 과기정통부 설명이다. 여기에 가계 통신비 절감과 이용자 피해 예방 효과도 함께다.

과기정통부 측은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로 대부분 주요 국내 방송통신 기업의 인수, 합병이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며 "인수, 합병 후 방송통신 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미디어 환경 등을 면밀히 살펴 국내 방송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이나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는지는 사안 별로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