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접는 형태)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이 발표된 후 중고제품 가격이 출렁인다. 제품의 희소성 정도에 따라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중고가가 형성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출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하락한 제품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선보일 때마다 함께 내놓는 톰브라운 에디션은 신제품 출시 여파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높은 가격으로 시세가 형성되는 등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됐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Z폴드3 톰브라운 에디션 구성 /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 톰브라운 에디션 구성 / 삼성전자
폴더블 톰브라운 에디션, 고가 시세 유지하며 440만원대

28일 삼성전자와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출시 후 중고거래 가격이 날뛴다.

삼성전자는 11일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를 열고 폴더블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신형은 좌우로 접는 갤럭시Z폴드3와 상하로 접는 갤럭시Z플립3 두 종이다.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력해 내놓은 한정판도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오전부터 두 폴더블폰의 톰브라운 한정판 구매 응모를 진행했다. 갤럭시Z폴드3 톰브라운 에디션은 396만원, 갤럭시Z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은 269만5000원이다. 두 한정판의 평균가는 332만7500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다음날인 13일 한정판 신청자 중 당첨자를 공개해 판매했다.

삼성전자가 톰브라운 한정판을 선보인 후 곧바로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해당 제품을 판매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게시글마다 가격은 상이하지만, 두 한정판의 평균가는 400만원 내외를 기록했다. 현재도 시세가 유지된다. 정가 평균액보다 130만원쯤 비싼 수준이다. 제품 배송전부터 부동산으로 따지면 별도의 ‘피’(아파트 청약가격에 덧붙은 프리미엄)가 붙은 셈이다. 명품 브랜드에 한정판 효과까지 더한 결과다.

중고나라 통계 자료에 따르면, 톰브라운 에디션 평균가는 13일 437만5216원을 기록한 후 14일 440만4865원, 15일 440만5385원 등 시간이 지날수록 시세가 뛰었다. 20일 392만7368원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26일 기준 445만8763원으로 다시 올랐다.

톰브라운 에디션 거래에선 판매자와 구매자의 세대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도 보였다. 구매자가 주로 판매자보다 나이가 많다 보니 흥정 없이 바로 거래가 이뤄졌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톰브라운 에디션을 사려는 나이대는 3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구매자는 판매자보다 나이가 많아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있었다"며 "한정판의 경우 판매자가 처음부터 리셀(재판매)을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새 상품이 거래되는 경우가 다수다"고 말했다.

갤럭시버즈2 / 삼성전자
갤럭시버즈2 / 삼성전자
사은품 된 갤럭시버즈2, 공급 넘치자 중고 시세도 ‘뚝’

신제품 출시와 함께 중고가가 뛴 폴더블폰 톰브라운 한정판과 달리 중고가가 낮아진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스마트폰과 함께 선보인 무선 이어폰 신제품 갤럭시버즈2다.

갤럭시버즈2는 27일 정식 출시됐지만, 이전부터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특징을 보였다. 24일 진행된 사전예약도 배경이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정식 출시 전 사전 판매를 진행하면서 사은품으로 갤럭시버즈2를 제공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통상 주력하는 스마트폰을 선보일 때마다 무선 이어폰을 사은품으로 무료로 제공한다. 이번에도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갤럭시버즈2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파는 이들이 늘었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물량이 급증하자 자연히 중고거래 시세는 낮아졌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갤럭시버즈2 중고 시세는 12일 14만7500원, 13일 12만875원을 기록한 후 14일부터 11만원대로 낮아졌다. 16일에는 8만5000원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17일부터 11만원대 선을 회복한 후 현재까지 쭉 유지되는 모양새를 보인다. 갤럭시버즈2 정가가 14만9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3만원 낮게 시세가 굳어진 셈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단말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사은품으로 지급되는 미개봉 무선 이어폰 제품의 중고가가 하락하는 것이 공식처럼 굳어졌다"며 "해당 시즌이 갤럭시 이용자에게는 축제 같은 기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증가하는 때다 보니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진다"며 "이렇다 보니 중고가가 평균 시세보다 3만원 이상 낮아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늘어나는 중고거래…"안전 거래로 사기 유의해야"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는 결국 같은 신제품이더라도 시장에서의 물량 차이, 희소성 정도에 따라 중고가 시세 변화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향후 새로운 스마트폰에서 톰브라운 에디션을 추가로 내놨을 때도 이번처럼 리셀링 등에 따라 높은 가격의 중고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와 함께 중고거래가 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는 유의해야 한다. 평균 시세보다 너무 낮거나, 높을 때는 거래를 주의해야 한다는 게 업계 조언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마다 안내하는 안심 거래 방식이 있는 만큼 해당 방식으로 거래해야 사기를 피할 수 있다"며 "혹 판매자가 별도로 연락한다든지 다른 거래 방식을 제시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