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상반기 5세대(5G) 이동통신 품질 측정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5G 커버리지와 품질 모두 향상했다는 게 정부 평가다. 전국 단위 곳곳에 5G 커버리지가 확대하면서 실내·외 구분 없이 5G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5G 다운로드 속도 역시 꾸준히 빨라지는 추세다. 5G 커버리지와 관련해 면적 기준으로는 LGU+가 가장 넓은 곳에서 5G를 제공한다. 이용가능 시설은 KT가 가장 많고, 속도는 SK텔레콤이 가장 빨랐다. 5G 평균 속도는 1Gbps보다 모자란 808.45Mbps다. 이통3사 중 SK텔레콤이 923.20Mbp로 1Gbps에 근접했다.

하지만, 5G 품질 향상에도 민심은 여전히 냉랭하다. 5G 체감 속도에서 롱텀에볼루션(LTE)과의 차이가 별로 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통 3사의 5G망 투자 확대와 메타버스와 증강현실(AR) 등 5G 특화 서비스 개발 등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5G 형상화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5G 형상화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021년도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중간결과를 31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객관적인 통신 서비스 커버리지와 품질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고자 5G 품질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자의 망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것도 목적이다. 상반기 중간결과와 하반기 종합결과로 총 연 2회 결과를 발표한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국장)은 "3월에 5G 품질 평가 추진 방향을 밝힌 대로 5월에서 7월까지 잠정 평가를 토대로 8월 중간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며 "12월이나 내년 1월에 5G 종합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85개 시에 속한 전체 행정동 지역을 대상으로 이번 평가를 진행했다. 옥외와 주요 다중이용시설, 교통 인프라 등의 시설 내부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 품질을 평가했다. 평가 기간은 5월에서 7월까지다.

과기정통부는 커버리지 점검과 품질 평가로 평가 방법을 나눴다. 커버리지 점검 항목에선 전기통신사업법 제56조의 2에 따라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5G 커버리지 맵의 정확성을 점검했다. 5G 구축 시설에서 5G 안정적으로 접속 가능한 비율도 측정했다. 5G 품질 평가 항목에선 전송 속도와 롱텀에볼루션(LTE) 전환율, 지연 등의 네트워크 품질을 측정했다.

2021년도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중간결과 시행 항목 / 과기정통부
2021년도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중간결과 시행 항목 / 과기정통부
5G 커버리지 전국으로 확대…다중이용시설·교통인프라서 5G 사용 확대

과기정통부는 5G 커버리지 점검 결과 이통 3사가 제공하는 85개 시 5G 커버리지 지역의 평균 면적이 5월 기준 6271.12제곱킬로미터(㎢)라고 밝혔다. 2020년 하반기 5409.30㎢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5.93%(861.82㎢) 증가했다.

이통사 별로는 LG유플러스(6805.25㎢), KT(6333.33㎢), SK텔레콤(5674.79㎢) 순으로 5G 커버리지 면적이 넓었다. 서울에선 SK텔레콤이 가장 넓은 면적으로 5G 커버리지를 구축했지만, 6대 광역시와 78개 중소도시에선 KT와 LG유플러스의 5G 커버리지 구축 면적이 넓어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과기정통부는 서울과 6대 광역시는 임야 등을 제외한 도시 지역 대부분에, 78개 중소도시는 유동인구 밀집 지역, 도심 지역 등 인구가 주로 거주, 활동하는 지역에 5G가 구축된 상황으로 나타났다.

정 국장은 "5G 품질 평가를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5G 커버리지와 품질이 빠르게 향상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커버리지는 서울과 광역시를 넘어 지방 주요도시까지 확대했고, 품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가 소비자에게 5G 서비스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5G 커버리지 맵의 정확성을 검증한 결과 과대표시율은 모두 0%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5월 기준 5G 커버리지 맵 현황을 표본으로 선정해 이번 평가 기간에 살핀 결과다.

5G 서비스 커버리지 현황표(단위:Mbps) / 과기정통부
5G 서비스 커버리지 현황표(단위:Mbps) / 과기정통부
실내공기질관리법(환경부)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2만3000개 중 4월 기준 5G 우선 구축 대상인 4500여개 주요 다중이용시설에선 5G 서비스 가능 시설은 이통 3사 평균 3707개로 드러났다. 2020년 하반기 2792개인 것과 비교해 1000개 이상 늘었다. 이통 3사별로는 KT(4205개), SK텔레콤(3923개), LG유플러스(2992개) 순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 5G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접속 가능한 면적 비율을 뜻하는 5G 접속 가능 비율은 이통 3사 평균 96.00%로 나타났다. 2020년 하반기 90.00%를 나타낸 것과 비교해 품질이 개선됐다.

교통 인프라에서도 이같은 5G 품질 향상이 이어졌다. 지하철은 4월 기준 전체 역사 1028개 중 이통 3사 모두 835개 역사에 5G를 구축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5G 구축률이 높은 12개 노선에서 5G 접속 가능 비율은 99.20%로 2020년 하반기 76.22%를 나타낸 것과 비교해 품질이 향상됐다.

KTX와 SRT 등 고속철도는 4월 기준 전체 54개 역사 중 이통 3사 평균 53개 역사에서 5G를 구축했다. 전체 55개 구간 중에선 이통 3사 평균 51개 구간에 5G를 구축했다. 그중 3개 노선을 점검한 결과 5G 접속가능 비율은 이통 3사 평균 76.76%로 2020년 하반기(69.34%) 대비 늘었다.

고속도로에선 4월 기준 교통량이 많은 주요 고속도로 141개 구간에서 이통 3사 평균 94개 구간에 5G를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6개 노선을 점검한 결과 5G 접속가능 비율은 이통 3사 평균 90.56%로 나타나 2020년 하반기 지표인 89.27%보다 향상됐다.

5G 정부 평가와 이용자 상시 평가 전송 속도 결과 비교표(단위:Mbps) / 과기정통부
5G 정부 평가와 이용자 상시 평가 전송 속도 결과 비교표(단위:Mbps) / 과기정통부
5G 서비스 품질도 지난해 대비 향상…주거 지역은 5G 기지국 유무로 속도 차이 커

과기정통부는 5G 서비스 품질 전반을 살핀 결과 이통 3사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가 808.45메가비피에스(Mbps)로 전년 하반기(690.47Mbps) 대비 17.06%(117.98Mbps) 향상했다고 밝혔다. 업로드 속도는 평균 89.98Mbps로 나타나 전년 하반기(63.32Mbps) 대비 32.54%(20.61Mbps) 늘었다.

이통 3사별로 5G 다운로드 속도를 살피면, SK텔레콤이 전년 하반기 대비 127.64Mbps 오른 923.20Mbps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다. KT는 782.21Mbps로 전년 하반기보다 114.73Mbps 올랐다. LG유플러스는 719.94Mbps를 기록해 전년 하반기보다 111.45Mbps 올랐다.

이용자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제공하는 5G 속도 측정 앱을 통해 1월에서 6월까지 측정한 상시 측정 결과로는 이통 3사 평균 760.19Mbps의 5G 다운로드 속도를 보였다. 사업자 별로는 SK텔레콤(872.99Mbps), KT(703.49Mbps), LG유플러스(651.46Mbps) 순으로 나타났다.

박지현 과기정통부 통신인프라지원팀장은 정부 측정 결과와 이용자 측정 결과의 지표 차이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 평가와 동일 기종으로만 반영한다면 이통 3사 평균 767.62Mbps로 나타나 정부 평가와 근접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5G 서비스 품질 평가 주요 결과표 / 과기정통부
5G 서비스 품질 평가 주요 결과표 / 과기정통부
5G망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5G-LTE 전환 비율은 다운로드 기준 이통 3사 평균 1.22%로 나타났다. 전년 하반기 5.4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안정성이 개선됐다. 업로드 역시 평균 1.25%로 나타나 전년 하반기(5.29%)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행정동 기준의 옥외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779.98Mbps다. 전년 하반기 661Mbps를 보인 것과 비교해 속도가 빨라졌다. 다중이용시설과 교통 인프라에선 다운로드 속도가 평균 833.21Mbps 수준으로 나타나 전년 하반기 732.21Mpbs보다 개선됐다.

박 팀장은 "다중이용시설에선 놀이공원 등에서 다운로드 속도(1028.09Mbps)가 높게 나왔으며, 신규 추가한 대학교 주요 건물 내부의 경우 인빌딩 효과로 816.75Mbps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체감 속도 측정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올해 처음 주거 지역 측정을 포함했다. 댁내 방문으로 측정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인 만큼 아파트 단지 실외를 도보로 이동해 측정했다.

그 결과 2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단지 내 5G 기지국이 구축된 아파트의 다운로드 속도는 877.74Mbps로 나타났다. 반면 5G 구축이 단지 내에 이뤄지지 않은 아파트는 440.05Mbps로 나타나 격차가 컸다.

평가 지역별 5G 전송 속도표(단위: Mbps) / 과기정통부
평가 지역별 5G 전송 속도표(단위: Mbps) / 과기정통부
5G 품질 평가와 상반된 5G 민심…정부 "5G망·특화 서비스 확대 추진"

과기정통부는 30일 상반기 5G 품질 평가 중간결과를 발표하는 설명회에서 소비자의 5G 품질 불만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5G 품질 평가를 통해 품질 개선이 뚜렷함에도 소비자 불만이 지속하는 배경을 살피고 이통 3사의 5G망 및 관련 서비스 투자 확대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박 팀장은 "이용자가 5G 서비스를 체감할 때 이통 3가 제공하는 망 품질 외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동시접속가능수 등의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통사가 서비스 다운로드 속도로 800Mbps 수준을 제공하더라도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 속도를 20Mpbs로 제공하면 이용자는 해당 속도를 체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5G 품질 평가 속도와 실제 체감 속도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메타버스나 AR, 가상현실(VR) 등 고속 전송과 저지연이 필수인 5G 특화 서비스를 확대한다면 이용자가 향상된 5G 품질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 국장은 "동영상을 볼 땐 20Mbps 수준이면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으니 부가통신사업자가 그렇게 전송하는 것이다"며 "이용자가 현재 사용하는 메신저나 동영상 스트리밍의 경우 800Mbps까지 속도를 필요로하는 게 아니기에 LTE와 5G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체감 속도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메타버스나 AR, VR 등 5G 특화 서비스가 확대하면 LTE 대비 체감 속도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소비자 체감 품질 개선과 이통사 5G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자 5G 품질 평가를 지속할 계획이다.

정 국장은 "이용자의 5G 체감 품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통 3사가 더욱 분발해 5G망을 확대하고 5G 융합 서비스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지속적인 품질 평가로 이통 3사의 적극적인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